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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100조①] 50조까지 18년 100조까지 3년, ETF시장 본격 성장궤도

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 2023-06-19 16:5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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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ETF시장 100조 원시대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ETF는 2002년 국내에 처음 출시됐으나 코로나 팬데믹 이후 빠르게 성장하며 최근 들어 국내 개인투자자의 투자 습관을 바꿔놓았다는 평가까지 받는다. ETF시장 100조 원 시대를 맞아 비즈니스포스트가 국내 ETF시장 전반의 현황을 짚어보고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목소리를 담아본다. <편집자 주>

- 글 싣는 순서
[ETF 100조①] 50조까지 18년 100조까지 3년, ETF시장 본격 성장궤도 
[ETF 100조②] 글로벌 존재감 미미, 규제 개선이 300조 시대 앞당길 수 있다
[ETF 100조③] E린이 입니다, ETF 투자 어떻게 하고 뭘 주의해야 하나요

 
[ETF 100조①] 50조까지 18년 100조까지 3년, ETF시장 본격 성장궤도
▲  ETF시장이 본격적 성장궤도에 들어서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98조4113억 원.’

16일 기준 국내 ETF시장에서 운용되고 있는 자산(AUM) 규모다.

국내 ETF시장 자산 규모는 5월31일 처음으로 96조 원을 넘긴 뒤 보름 만인 6월15일 97조 원을 돌파했는데 이번엔 하루 만에 1조 원이 늘었다. 국내 ETF시장 규모가 이르면 6월 안에 10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는 이유다.

하지만 국내 ETF시장의 성장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시장에서는 국내 ETF시장이 조만간 100조 원 시대를 연 뒤에도 지속 성장하며 200조 원을 향해 빠르게 나아갈 것으로 보고 있다.

19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국내 ETF시장 성장 속도는 2002년 첫 상품 출시 이후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빨라지고 있다.

국내 ETF시장은 올해 들어 16일까지 25.3% 성장했다. 지난해 전체 성장률 6.1% 훌쩍 뛰어넘는다.

국내 ETF시장이 열린 것은 2002년이다. 올해로 21년이 지났다. 2002년 말 3500억 원이던 자산 규모는 2005년 처음으로 1조 원을 넘겼고 2011년 10조 원, 2019년 50조 원을 거쳐 현재 100조 원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국내 ETF시장 규모가 50조 원까지 성장하는데 18년이 걸렸는데 그 2배인 100조 원까지 성장하는 데 3년 남짓 걸리는 셈이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ETF시장 확대로 이어졌다고 입을 모은다. 비대면 투자 확대가 공모펀드 부진으로 이어지며 ETF시장을 키웠다는 것이다.

지난해 말 기준 주식형 공모펀드 설정액은 72조5천억 원에 그친다. 주식형 공모펀드 전성기였던 2008년 말 130조7천억 원과 비교하면 절반 가까이 줄었다.

국내 적립식 공모펀드 판매규모는 올해 4월 16조8천억 원까지 내려앉았다. 코로나 전인 2019년 4월 27조9천억 원의 60% 수준이다.

ETF가 기존 공모펀드시장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는 것인데 편의성, 저렴한 수수료 등 투자의 효율성이 공모펀드 대비 ETF의 장점으로 꼽힌다.

김도형 삼성자산운용 ETF컨설팅본부장은 “투자자들은 더 이상 높은 보수를 지급하고 실시간으로 투자 대상을 알 수 없으며 환금성이 낮은 공모펀드를 선택하지 않는다”며 “저비용에 투명성과 환급성이 높은 ETF를 선택하기 시작했으며 특히 국내와 해외, 채권, 테마 등 다양한 ETF들이 상장되며 시장을 더욱 빠르게 키웠다”고 분석했다.

다양한 신상품 출시는 ETF시장의 개인투자자 유입으로 이어졌다.

김성훈 한화자산운용 ETF본부장은 “국내 ETF시장은 코로나 이전만해도 기관투자자가 많았으나 팬데믹을 거치며 개인투자자가 크게 늘어 현재 거래량 기준 개인투자자가 기관투자자를 앞서고 있다”며 “ETF는 혁신성과 효율성은 물론 직접 증시에서 매매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을 바탕으로 개인투자자의 주요 투자 수단으로 떠올랐다”고 바라봤다.

자산운용사들이 대부분 ETF본부 내 별도의 마케팅조직을 두고 ETF를 알린 점도 시장 확대에 톡톡히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된다.

대부분 자산운용사들은 기관 영업 등의 효율성 측면은 물론 기존 홍보조직에서 마케팅을 진행할 경우 공모펀드와 충돌이 일어날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해 ETF본부의 별도 조직을 통해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이미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자산운용업계에서는 앞으로 더욱 빠른 속도로 ETF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바라본다.

투자 확대가 시장 성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확보했다는 점이 ETF시장 성장 잠재력을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투자 확대에 따라 우수 인력이 몰려 경쟁력 있는 신상품 출시가 늘고 이를 통해 새로운 수요에 따른 자금이 유입돼 시장 성장과 함께 또 다시 투자가 이뤄지는 선순환 구조가 구축됐다는 것이다.
 
[ETF 100조①] 50조까지 18년 100조까지 3년, ETF시장 본격 성장궤도
▲ 최근 10년 동안 국내 ETF시장 자산 규모(AUM) (단위: 억 원).
국내 ETF시장은 최근 몇 년 사이 자산운용업계 우수 인력들이 몰리며 상품이 다양해지고 절대적 상품 출시 개수가 크게 늘었다.

올해 들어서만 5월 말까지 벌써 51개 신상품이 상장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38개보다 34.2% 늘었다. 2020년 1월부터 5월까지 7개 신상품이 출시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3년 사이 7배 이상 증가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국내 ETF시장에는 국내 상품 442개, 해외 상품 275개 등 모두 717개 상품이 상장돼 있다. 지난해 5월 말 569개에서 1년 사이 27.6% 늘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ETF사업을 하는 자산운용사라면 ETF에 사활을 걸 정도로 투자를 지속해서 늘리고 있다”며 “특히 주니어일수록 과거 펀드매니저를 꿈꾸던 이들이 전통자산이 쉽지 않으니까 미래 성장성을 보고 ETF 쪽으로 많이 오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주요 자산운용사 CEO들도 시장 전망 밝게 바라보고 ETF사업에 대한 투자를 계속 이어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국내 첫 ETF상품 출시를 이끌어 ‘국내 ETF의 아버지’로 불리는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미국 ETF시장이 주식 시총의 12% 정도 되는데 한국은 현재 4% 정도 된다”며 “2030년에 300조 원까지는 무난히 성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병성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는 “시장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ETF 쪽으로 자금이 빠르게 몰린다는 것은 그만큼 ETF 상품이 매력적이라는 뜻이다”며 “앞으로도 경쟁력 있는 상품으로 시장 확대를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한재 기자
 
[ETF 100조①] 50조까지 18년 100조까지 3년, ETF시장 본격 성장궤도
▲ 한국거래소가 최근 내놓은 2023년 5월 ETF시장 동향 자료. 한국거래소는 매월 발행하는 ETF시장 동향 자료를 보면 국내 ETF시장의 빠른 성장세를 알 수 있다. <한국거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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