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드럭스토어시장의 판도에 변화가 생겨날까?
드럭스토어는 약국과 잡화점을 합친 형태의 매장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소매점에서 의약품을 못팔기 때문에 화장품과 건강식품 등을 판매하는 ‘헬스&뷰티숍’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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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민호 CJ올리브네트웍스 올리브영 부문 대표. |
국내에선 CJ올리브네트웍스가 운영하는 올리브영이 매장수와 매출규모에서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GS리테일의 유통계열사 왓슨스코리아가 운영하는 왓슨스, 롯데쇼핑에서 운영하는 롭스가 뒤를 잇는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드럭스토어시장의 판도가 변할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1위 올리브영이 독주체제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3위 롭스가 빠르게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2위인 왓슨스는 상대적으로 매장 확대속도가 느린 편이다.
이마트는 ‘분스’로 드럭스토어사업에서 쓴 맛을 봤는데 글로벌 1위 드럭스토어 ‘부츠’를 들여와 드럭스토어 사업을 재정비해 키워가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당분간 업계 1위인 올리브영을 따라잡긴 쉽지 않겠지만 2위 자리는 공격적 마케팅과 출점에 따라 언제든 바뀔 수 있는 상황”이라며 “롭스나 부츠의 경우 롯데와 신세계라는 유통공룡을 뒤에 업고 있어 마음만 먹으면 마트나 백화점 매장을 활용해 빠르게 매장수를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리브영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매장 552곳, 왓슨스는 113곳, 롭스는 53곳을 보유하고 있다.
올리브영은 지난해 매출 7603억 원을 내 전체 드럭스토어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했다. 2위인 왓슨스는 매출 1274억 원으로 올리브영과 격차가 크다. 3위 롭스는 매출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1천억 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
왓슨스는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매장이 125곳으로 늘어났다. 왓슨스는 최근 4년 연속 적자를 면치 못하면서 공격적인 출점보다는 내실다지기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
롭스는 개점 3주년을 맞아 올해 매장을 100곳까지 늘리고 지난해보다 매출을 2배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롭스는 상반기 기준으로 매장 69곳을 운영하고 있다.
롭스 관계자는 “업계 1위 올리브영이 60호점을 달성하는데 9년가량 걸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롭스는 3배 이상 빠른 속도로 점포수가 늘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점포 시스템 개선과 모바일 앱 출시 등으로 지속적인 성장의 발판을 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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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갑수 이마트 대표. |
이마트는 2017년 상반기에 부츠 1호점을 열고 본격적으로 드럭스토어 사업을 확대한다.
이갑수 이마트 대표는 “부츠와 파트너십을 체결해 기존의 드럭스토어사업을 수정·보완할 것”이라며 “부츠 단독상품을 도입해 다른 브랜드와 차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마트가 운영해온 드럭스토어 분스(BOONS) 매장 6곳은 순차적으로 폐점하거나 부츠매장으로 전환된다.
업계 관계자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지난해 서울시내 면세점 유치에 큰 공을 세운 정준호 신세계DF 부사장을 이마트 부츠사업부로 발령내는 등 드럭스토어 사업확대에 의지를 보이고 있다”며 “1호점 개점을 시작으로 공격적으로 부츠 매장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유통공룡들에게 드럭스토어는 매력적인 사업이다. 유통업계가 전반적으로 성장정체를 겪고 있는 가운데 드럭스토어는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드럭스터어시장은 2007년 전체규모가 1천억 원에 불과했지만 2012년 6천억 원으로 급성장한데 이어 올해는 1조2천억 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