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구창근 CJENM 엔터테인먼트 부문 대표이사가 CJENM이 보유한 넷마블 지분을 정리할까?
구 대표는 올해 비핵심자산 매각을 통한 CJENM 재무구조 개선 의지를 드러냈는데 보유 자산 가운데 넷마블 지분을 처분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 구창근 CJENM 엔터테인먼트 부문 대표이사가 CJENM이 보유한 넷마블 지분의 매각여부를 두고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구 대표는 실적부진에 빠진 CJENM의 수익성 회복을 위한 사업효율화를 추진하고 있는데 최근 CJENM 안팎의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
21일 증권업계에서는 구 대표가 향후 CJENM의 넷마블 보유지분을 매각할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본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구 대표는 부동산을 포함한 비핵심자산과 상장 주식 매각을 통한 순차입금의 감소를 약속했고 일부 사업의 부실과 조직 관리에서의 아쉬움을 인정했다”며 “인력·사업 구조조정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 역시 17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CJENM은 넷마블 지분율 축소를 통해 일반투자 목적으로 변환해 일부지분이 출회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CJENM이 보유 자산 매각을 통한 유동성 확보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은 CJENM의 재무 구조가 나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CJENM은 지난해 말 기준 순차입금이 2조1234억 원으로 2021년 말 기준 5813억 원과 비교해 265.3% 늘어났다. 부채비율도 지난해 말 기준 137.2%로 2021년 말 88.9%과 비교해 49.3%포인트 높아지는 등 재무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이를 개선하는 방법으로 구 대표가 넷마블 지분을 처분해 차입금을 상환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CJENM의 넷마블 보유지분은 약 21.78%(1872만 주)으로 21일 종가기준 지분가치는 1조1587억 원에 이른다.
넷마블과 사업적 시너지를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도 구 대표의 지분 매각 가능성을 높여주는 요소다.
콘텐츠업계에서는 CJENM이 오랫동안 넷마블의 2대주주로 있는 동안 사업상 시너지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말에서야 넷마블이 CJENM의 자회사 스튜디오드래곤의 지식재산 ‘아스달연대기’를 게임으로 개발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물론 CJENM은 넷마블 지분 매각과 관련해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
CJENM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컨퍼런스콜에서 비핵심자산 매각을 통한 유동성 확보 이야기가 나왔지만 구체적인 사항은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구 대표가 올해 들어 비핵심자산의 정리에 착수했다는 점에서 넷마블 주식 일부를 처분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CJENM은 콘텐츠제작사 에이스토리 보유지분 일부인 1.24%를 장내매각했다고 14일 공시했다. CJENM은 2005년 실시한 재무적 투자를 통해 에이스토리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매각 이후 지분율은 9.47%로 낮아졌다.
물론 구 대표가 추가로 보유 자산매각에 나서기 보다는 사업 효율화에 집중할 가능성도 있다. 구 대표는 올해 티빙 가입자 증가, 콘텐츠 제작비 효율화, TV광고 회복 등의 올해 사업목표를 세워놓은 상태다.
앞서 CJENM은 지난달 10일 9개 사업본부 체계를 5개 사업본부 체계로 바꾸고 사업본부 의사결정체계를 3단계(팀장-사업부장-사업본부장)로 단순화하는 조직개편을 실시하기도 했다.
구 대표에게는 지난해 K콘텐츠의 세계화를 위해 투자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CJENM 엔터테인먼트 부문의 수익성 부진을 만회하라는 과제가 주어졌다.
CJENM 엔터테인먼트 부문(미디어BU, 영화BU, 음악BU)은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3조4369억 원, 영업이익 655억 원을 거뒀다. 2021년과 비교해 매출은 58.1%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63.0% 감소한 것이다.
공교롭게도 구 대표의 사업효율화 계획이 드러남과 동시에 CJENM 안팎은 어수선한 분위기다.
17일 직장인 익명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CJENM이 인력감축부서를 지정해 해당 부서에 20% 감원을 추진하고 있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현재 이 글은 삭제된 상태다.
CJENM 관계자는 “해당 글은 개인의 주장으로 사실무근이다”며 “CJENM은 별도의 구조조정은 없다”고 말했다.
최근 CJENM 사옥 상층부의 리모델링을 두고도 말이 나온다.
CJENM은 16일부터 114억 원을 들여 일부 공간의 개보수를 시작했는데 현 시점에서 반드시 추진해야하는 일이냐는 비판이 나온다.
구 대표는 지난해 10월 CJ그룹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CJENM 엔터테인먼트 부문 대표이사로 발탁됐다. 구 대표는 과거 CJ푸드빌, CJ올리브영 등의 계열사를 거치며 대표이사 부임 첫 해부터 부실사업을 정리한 이력이 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