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휴대폰 부품을 만드는 중국의 협력회사가 아동을 불법고용하고 있다는 노동인권단체의 지적을 받고 곧바로 해당업체와 거래를 중단했다. 

  삼성전자, 아동노동 중국 협력사 거래중단  
▲ 신종균 삼성전자 IM부문 사장
삼성전자는 최근 아동 노동자가 없다는 보고서를 낸 뒤 이런 일이 일어나 글로벌기업의 명성에 먹칠을 하게 됐다.

삼성전자는 14일 블로그를 통해 "아동 고용 관련 불법행위 의혹이 제기된 중국 동관에 위치한 삼성의 협력회사인 신양전자를 조사한 결과 아동이 근무했다는 정황을 확인했다"며 "아동 고용에 대한 무관용 원칙에 의해 잠정적으로 거래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또 "최종 조사결과 신양전자 공장에서 아동이 근무했고 채용과정에서 불법행위가 있었음이 판명되면 신양전자와의 거래를 영구히 중단하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일로 ‘글로벌 삼성’ 이미지에 큰 타격을 받게 됐다.

삼성전자는 전 세계 15개국에서 38개의 생산거점을 운영하는 글로벌기업이다. 삼성전자는 불법 아동노동자를 막아야 하는 사회적 책임을 안고 있다. 이 때문에 협력사의 아동노동 의혹은 글로벌 삼성의 이미지를 떨어뜨릴 수밖에 없다.

더욱이 삼성전자는 최근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통해 “아동노동자가 없다”고 밝힌 뒤 곧바로 이번 사태를 맞았기 때문에 곤혹스러운 처지에 몰리게 됐다.

뉴욕타임즈는 “삼성의 굳은 약속에서 불구하고 아동노동이 여전하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고 지적했다. 맨 처음으로 아동노동 의혹을 제기한 인권단체 ‘중국노동감시’도 “이번 조사로 삼성전자의 협력사 점검시스템의 허점이 드러났다"며 "삼성이 발표한 사회적 책임에 대한 보고서인 지속가능경영보고서는 투자자를 달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이번 사건은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비정부기구 ‘중국노동감시’의 의혹 제기로 시작됐다. 중국노동감시는 홈페이지를 통해 신양전자 공장에서 16세 미만의 아동 5명이 불법으로 근무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 중국에서 16세 미만의 취업 노동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아동들은 다른 사람의 신분증을 빌려 허위로 취업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6일 동안 9시간을 일했고 추가로 3시간의 잔업을 했다. 이들은 중간 브로커를 통해 들어왔기 때문에 남들보다 임금을 0.25달러나 덜 받았다.

중국노동감시가 삼성전자 협력사의 아동고용에 대한 의혹을 제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중국노동감시는 2012년에도 삼성전자 협력사들의 아동고용 의혹을 제기했다. 삼성전자는 그 다음 해인 2013년 3월 자체 협력사 포털에 ‘준법경영을 위한 당부’를 주문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협력사들에게 노동법 위반, 불합리한 노동관행 등이 있을 경우 거래를 중단하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당시 의혹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에 삼성전자 협력사의 아동노동 의혹을 제기한 중국노동감시는 2000년 중국인 리치앙에 의해 설립됐다. 뉴욕에 사무실을 두고 글로벌기업의 중국공장 가운데 열악하거나 불법적 노동환경을 감시하는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 단체는 2011년 애플의 대만계 협력회사인 팍스콘 노동자들의 과도한 근무시간 문제를 제기했다. 지난 해 7월 애플의 대만계 협력업체의 임금체불과 초과근무 등 노동권 침해사례를 고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