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장선익 동국제강 구매실장 전무가 고속 승진을 거듭하면서 동국제강 경영권 승계 작업도 속도를 낼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장 전무가 2년 만에 전무로 승진하며 본사로 돌아온 가운데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장 전무의 동국제강 지배력도 높아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 11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장선익 동국제강 구매실장 전무(사진)이 본사에 복귀하면서 승계작업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11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동국제강이 설립된 지 68년 만에 지주사 전환 작업을 추진한다.
동국제강은 앞서 이사회를 열고 인적분할 방식으로 열연과 냉연 사업을 분리해 신설법인을 세우는 안건을 의결했다.
내년 5월17일 임시주주총회에서 해당 안건이 통과되면 6월1일자로 사업 분할이 이뤄진다.
이후 존속법인 동국홀딩스(가칭)가 지분을 매집해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기로 했다.
인적분할은 물적분할과 달리 신설법인 지분을 모회사가 100% 갖는 것이 아니라 기존 모회사 주주들이 지분율대로 배분 받는다.
동국홀딩스로서는 신설법인 지분을 충분히 확보해야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는 셈이다.
장 전무의 본사 복귀 시점과 지주사 전환이 맞물리면서 철강업계에서는 장 전무의 경영 승계가 속도를 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장 전무는 2020년 12월 동국제강 임원인사에서 인천공장 생산담당 상무로 승진한 이후 올해 임원인사에서 전무로 승진하고 본사 구매실장을 맡게 됐다.
특히 인천공장 생산담당 자리는 아버지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도 경영수업을 받을 때 현장 경험을 쌓았던 곳이기도 하다.
장 전무는 2007년 동국제강 전략경영실에 입사하며 경영수업을 한 이후 2016년 연말 인사에서 처음 임원으로 승진했다. 이에 비춰보면 6년 만에 전무까지 승진가도를 달리고 있는 셈이다.
앞으로 지주사 전환을 통해 장 전무를 포함한 동국제강 오너 일가들은 지주사를 향한 지배력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오너일가가 동국홀딩스에 신설회사 지분을 현물출자하고 지주사 지분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어서다.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을 포함한 오너일가 특수관계인 지분은 올해 9월30일 기준으로 26.24%에 그친다.
장 회장이 13.94%로 개인 최대주주이며 장 회장의 동생인 장세욱 동국제강 대표이사 부회장이 9.43%를 쥐고 있다. 두 사람의 지분만 23.37%으로 특수관계인 지분의 대부분을 이들이 쥐고 있다.
장 전무는 같은 기간 0.83%로 1%의 지분도 확보하지 못하고 있지만 현재 동국제강 오너일가 4세 가운데 유일하게 동국제강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에 후계 구도를 굳힐 가능성이 있다.
물론 장세욱 부회장의 장남 장훈익씨도 최근 동국제강 주식을 꾸준히 매수하고 있다. 장훈익씨는 9월30일 기준으로 0.16%를 보유하고 있다.
김준석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자사주 마법과 자사주의 본질’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인적분할 이후 지배주주의 존속회사 지분율이 증가하는 것은 인적분할 이후 이뤄진 현물출자 유상증자에 의한 결과”라며 “지배주주 개인이 배정받은 신설회사 주식을 존속회사의 유상증자에 현물출자하고 존속회사의 주식을 확보함으로써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