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손병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의 교체 가능성이 커지면서 권준학 NH농협은행장의 연임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권 행장은 NH농협은행의 사상 최대 실적 등 대내외에서 인정받는 경영 성과를 올리고 있어 과거 이대훈 전 행장이 탁월한 실적을 바탕으로 연임에 성공했던 것처럼 권 행장도 연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다.
▲ 손병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의 교체 가능성이 커지면서 권준학 NH농협은행장(사진)의 연임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관료출신 외부인사가 차기 NH농협금융지주 회장에 오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그 영향으로 NH농협금융지주 계열사 인사에서 교체 폭이 커진다면 권 행장의 연임도 어려울 수 있다.
6일 NH농협금융지주 안팎에 따르면 차기 NH농협금융지주 회장에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전 실장은 윤석열 대통령과 대학 시절부터 인연을 맺은 최측근 인사로 윤 대통령이 대통령선거 캠프에 영입한 첫 번째 인물이다.
그는 1983년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기획재정부 정책조정국장, 금융위원회 상임위원, 기획재정부 예산실장 등을 거쳐 기획재정부 제2차관과 미래창조과학부 제1차관, 국무조정실장을 역임했다. 올해 4월부터 서울장학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이 전 실장이 주요 요직을 두루 거친 경제관료 출신이라 윤석열정부가 들어서자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금융위원장, KDB산업은행 회장 물망에 오르기도 했다.
금융업계는 손병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NH농협금융지주의 호실적에 힘입어 연임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으나 이 전 실장의 유력설이 흘러나오면서 분위기는 반전됐다.
농협금융지주의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는 농협중앙회가 차기 회장에 손 회장 대신 친정부 외부인사를 영입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이날 한 언론에서는 손 회장이 스스로 연임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주변에 밝혔다고도 보도했으나 NH농협금융지주는 이를 부인했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11월 말만 하더라도 손 회장이 유력해 보였는데 지금 다른 유력 후보의 이름이 거론되기 시작한 것을 보면 손 회장의 연임이 어려워졌다는 분위기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손 회장의 교체 가능성이 커지면서 권준학 NH농협은행장의 연임 가능성도 함께 낮아지고 있다.
연임이 기대되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교체된다면 회장 선임과 맞물려 진행되고 있는 다른 계열사 임원 인사에도 영향을 주고 교체 폭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당초 권 행장은 손 회장과 마찬가지로 취임 이후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어 이대훈 전 행장에 이어 두 번째로 농협은행 역사상 연임에 성공하는 행장이 될 것으로 기대됐다.
권 행장은 취임 첫 해인 2021년 순이익 1조5556억 원을 내면서 역대 최대 실적 기록을 뛰어넘었다. 올해 상반기에도 순이익 9228억 원을 내며 반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실적 기록을 다시 썼다.
만약 권 행장이 연임에 실패한다면 역대 NH농협은행장을 배출했던 농협금융지주 경영기획부문 부문장과 농협중앙회 기획조정본부장, NH농협은행 부행장 출신 가운데에서 차기 행장이 나올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농협은행장에는 내부출신이 올랐고 외부인사가 행장에 뽑힌 적은 없었다. 외부출신 금융지주 회장과 내부출신 행장으로 조화를 이뤄왔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역대 행장들이 취임 전에 맡았던 이력을 살펴보면 김주하 전 행장은 NH농협금융지주 경영기획본부장, 이경섭 전 행장은 NH농협금융지주 경영기획본부장, 이대훈 전 행장은 농협중앙회 상호금융 대표, 손병환 회장은 NH농협금융지주 경영기획부문장, 권준학 행장은 농협중앙회 기획조정본부장이었다.
이에 차기 NH농협은행장 후보군으로 배부열 NH농협금융지주 경영기획부문장과 이석용 농협중앙회 기획조정본부장, 임동순 NH농협은행 수석부행장 등이 꼽히고 있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