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앞으로 롯데카드 인수전에서 어떤 전략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어떤 쪽으로 흘러가든 롯데카드 인수전은 함 회장의 경영 스타일을 뚜렷하게 보여주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 하나금융지주가 롯데카드 인수전에 어떤 전략을 펼치느냐에 따라 함영주 회장(사진)의 경영스타일도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롯데카드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본입찰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
이달 초 진행된 예비입찰에는 하나금융지주 등 전략적투자자(SI) 2곳과 사모펀드 등 재무적투자자(FI) 2곳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유력 인수후보자로 꼽히던 우리금융지주와 KT, 카카오, 토스 등은 모두 불참했다.
우리금융지주가 향후 본입찰 때 다시 등판할 가능성도 열려 있기는 하지만 시장은 일단 하나금융지주가 롯데카드 인수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나설지를 지켜보고 있다.
함 회장이 롯데카드 인수전에서 구사할 수 있는 전략은 크게 두 가지다.
다른 기업이 넘보지 못하도록 공격적으로 인수금액과 조건을 제시하는 것과 반대로 언제든 발을 뺄 수 있다는 태도를 유지하며 협상력을 발휘하는 쪽을 선택하는 것을 예상해 볼 수 있다.
지금까지는 롯데카드의 매각 가격이 지나치게 높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어 하나금융지주도 부담을 떠안으면서까지 인수를 추진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하나금융지주에게 롯데카드가 매력적 매물인 것은 분명한 만큼 함 회장 판단과 상황에 따라 하나금융지주의 전략이 적극적 방향으로 움직일 가능성도 있다.
하나금융지주가 롯데카드 인수전에서 어떤 전략을 펴는 것이든 이에 대한 최종 결정은 결국 함 회장이 결심하는 것인 만큼 함 회장의 경영 스타일이 반영된 결과일 수밖에 없다.
함 회장이 이번에 위험부담을 얼마나 감수하느냐에 따라 그의 경영 스타일도 공격적인지, 신중하고 합리적인지 시장에 확실하게 각인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함 회장에게 따라붙는 수식어는 대부분 함 회장이 그동안 은행에서 일할 때 보여준 경영 스타일에서 나왔다. 롯데카드 인수전이 끝난 뒤에는 함 회장을 가리키는 수식어가 하나 더 늘어날 수 있다.
함 회장은 3월 취임 이후 자사주 소각, 하나증권 출자 등 중요한 경영 현안에 결단력을 보여줬지만 하나금융지주 회장으로서의 경영 스타일을 분명하게 규정짓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는 시선이 나온다.
그동안 함 회장은 은행에서 일해 왔던 시절을 떠올리며 성격이 부드럽고 직원들의 신망이 두터워 '덕장 스타일'이라는 평가를 받아 왔다. 그의 리더십을 ‘섬김과 배려의 리더십’이라는 말로 표현하기도 했다.
하나금융그룹이 롯데카드라는 매물에 매력을 느낄 만한 요소는 여전히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
무엇보다 ‘약체’로 꼽히는 하나카드의 몸집을 단번에 키울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KB금융그룹과 신한금융그룹이 벌이고 있는 순이익 1위 경쟁에 다가서려면 카드나 보험 등 비은행 계열사의 성장이 절실한데 인수합병 전략 말고는 단기간에 덩치를 키워내기 쉽지 않다.
함 회장은 3월 취임하며 카드와 캐피탈, 보험 부분에서 인수합병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그는 “우선 은행과 증권 중심의 양대 성장엔진을 완성하고 카드·캐피탈·보험을 주력 계열사로 키우겠다”며 “비은행 사업 부문 인수합병 및 그룹 내 관계사 사이 기업금융 협업 강화를 통해 비은행 사업포트폴리오를 재편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롯데카드 대주주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는 롯데카드의 기업가치를 3조 원으로 평가받기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