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증시가 올해 인플레이션 심화와 연방준비제도(Fed) 기준금리 인상 등 영향을 받아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모건스탠리 등 주요 투자기관에서 잇따라 나오고 있다.
증시 고평가 상태가 장기화된 데 따른 시장 불확실성과 미국 경제성장률 하락에 따른 충격이 공통적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미국 CNBC는 3일 투자기관 리처드번스타인(RBA) 펀드매니저의 말을 인용해 “미국 증시에 절반 이상의 종목이 큰 폭의 조정을 겪을 수 있다”며 “투자자들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보도했다.
RBA 펀드매니저는 과거 사례를 봤을 때 대규모 증시 조정기간에는 주가가 크게 하락한 뒤 6개월 이상 지나 반등한 사례가 많았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연준이 5월 정례회의부터 본격적으로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에 들어가는 점이 앞으로 소비 위축에 따른 증시 하락을 주도할 수 있는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특히 증시에서 절반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기술주와 통신주, 소비재주가 앞으로 소비 감소에 따라 타격을 받을 수 있는 종목으로 지목됐다.
반면 에너지주와 소재주, 금융주와 필수소비재 관련주는 인플레이션 장기화 상황에 충분한 방어 능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증권사 모건스탠리 연구원은 3일 블룸버그를 통해 미국증시 S&P500 지수가 이른 시일에 3800포인트,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면 3460포인트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았다.
2일 미국증시에서 S&P500지수는 4155.38포인트로 거래를 마쳤는데 최대 17% 가까운 하락폭을 보일 수 있다고 전망한 것이다.
모건스탠리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심화와 연준 금리정책이 미국 경기침체 발생 가능성을 높였다고 진단하며 투자자들의 주식 매도세가 한동안 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S&P500지수에 포함된 주요 기업들의 수익률이 악화하면서 근본적 기업가치를 방어하기 어려워진 점도 증시 하락을 예상하는 이유로 꼽혔다.
현재 미국 증시는 대체로 기업들의 실적 대비 고평가된 상태로 분석되는 만큼 이들이 기업가치를 뒷받침할 만큼의 실적을 내지 못하면 주가를 방어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보고서를 내고 올해 말 S&P500지수 전망치를 기존 4600포인트에서 4500포인트로 낮춰 내놓았다.
현재 S&P500지수와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지만 연초와 비교하면 약 6% 하락하며 올해 증시 반등폭이 제한적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한 셈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미국 경기 침체와 관련한 투자자들의 공포심리가 계속 남아있다”며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한 연준의 금리정책도 증시에 꾸준히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