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임직원 채용을 담당하는 채용담당자를 중심으로 기업에서 인사담당자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헤드헌팅 회사를 통해 인사담당자 확보에 나서고 있지만 적임자를 찾지 못해 속앓이를 하는 기업들도 많다.
29일 재계와 헤드헌팅 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인사담당자 채용에 나서고 있는 기업들이 크게 늘었다.
일반적으로 인사담당자는 수요가 한정돼 있기 때문에 그동안 기업이 인사담당자를 채용하는 일은 흔하지 않았다.
하지만 많은 기업들이 구인구직 사이트에 채용공고를 내고 내부 추천을 통해 인사담당자 후보자를 찾고 있다.
헤드헌팅 회사에 추천을 의뢰하는 기업들도 늘면서 많은 헤드헌터들이 인사담당자 발굴에 나서고 있다.
한국 최대 헤드헌팅 회사 커리어케어의 관계자는 "인사담당자를 추천해 달라는 기업들의 의뢰가 예년에 비해 두 배 정도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인사담당자 채용이 급증하고 있는 가장 큰 요인은 코로나19를 계기로 급격하게 몸집을 키우고 있는 기업을 중심으로 직원 채용과 관리를 위해 인사담당자들을 적극적으로 영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쿠팡, 컬리, 배달의민족, 에스에스지닷컴 같은 유통물류기업과 이커머스기업은 물론 토스, 카카오뱅크 같은 인터넷은행, 씨젠, 에스디바이오센서 같은 바이오헬스케어기업들이 대규모 인력확충에 나서면서 인사담당자들을 빨아들이고 있다.
이들 기업들은 인재가 회사의 생존과 성장을 좌우한다고 보고 공격적으로 인재확보에 나서고 있다.
우선은 임직원 채용업무가 증가함에 따라 직원 채용 담당자들의 수요가 급증하는 추세다.
주요 대기업은 물론 중견기업과 벤처기업에서까지 내부에 채용전담팀을 운영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외부영입에 보수적으로 알려져 있는 롯데도 최근 그룹 차원에서 채용전담팀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기업들이 대졸공채를 없애고 상시채용으로 전환한 것도 인사담당자 수요 증가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있다.
그동안 대부분 기업들이 직원을 공채로 뽑아 육성해왔으나 이제 공채로 직원을 충원하는 기업은 삼성을 비롯한 몇몇에 불과하다.
대신 기업들은 경험과 역량 수준이 각기 다른 이들을 수시로 뽑아 평가하고 보상하고 교육하고 있다. 인사업무가 크게 늘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조직문화가 바뀌면서 기업의 평가보상체계 재설계 필요성이 나타나고 있는 것도 인사업무 증가의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기업에서 인사업무가 증가하고 있지만 내부에서 단기적으로 인사담당자를 육성하기는 쉽지 않다. 기업들은 외부로 눈을 돌리고 있는 이유다.
기업들은 인사담당자 확보를 위해 연봉을 대폭 올려주거나 사이닝보너스와 스톡옵션을 제공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직급도 높여준다. 최근 중소 벤처기업이나 중견기업은 물론이고 대기업의 인사담당자들까지 이직 대열에 합류하는 데는 이런 배경이 있다.
윤승연 커리어케어 부사장은 "인사담당자를 구하지 못해 헤드헌터에게 인사담당 업무를 맡기는 곳까지 생겨나고 있다"며 "인사담당자 대란은 내년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 같다"고 전망했다.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