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장희구 코오롱인더스트리 대표이사 사장이 첨단 석유수지 생산설비 증설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를 통해 다가올 전기차 시대에 대비하고 고부가소재 사업분야를 넓혀 성장동력을 더욱 강화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25일 코오롱인더스트리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장 사장은 지난해 6월부터 상업생산에 들어간 고순도 방향족계 석유수지(PMR)의 생산능력을 더욱 확대하는데 고삐를 죌 것으로 예상된다.
석유수지는 고무나 잉크 등에 섞어 화학물질의 성질을 더욱 강하게 해주는 소재를 말한다.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생산하는 고순도 방향족계 석유수지는 고도의 정제기술로 만들어져 타이어에 첨가하면 노면 제동능력이 강해지는 특징을 지닌 첨단수지다.
하이브리드차나 전기차, 수소차 등은 배터리 무게 탓에 내연기관차와 비교해 공차중량이 100~300kg 더 늘어나기 때문에 달릴 때 관성을 더 받아 제동능력의 중요성이 더욱 커진다.
전기차나 수소차와 같은 미래차 시대에는 높은 하중을 강하게 지지하면서 소음은 적고 접지력을 높여주는 타이어가 필요하다. 특수 첨가제인 고순도 방향족계 석유수지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까닭이다.
시장 조사기관 리포트앤데이터에 따르면 전기차를 포함한 글로벌 친환경차 타이어시장 규모는 2018년 804억 달러(약 91조9500억 원)에서 2026년 1780억 달러(약 203조3500억 원)까지 2배 이상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장 사장이 고순도 방향족계 석유수지 증설을 검토하는 것도 이와 같은 시장의 성장성과 관련이 깊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지난해 6월 고순도 방향족계 석유수지 생산을 시작해 현재 주문이 밀려들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2022년 3월 기준 월간 단위 첨단 석유수지 판매량은 상업생산이 본격적 궤도에 오른 2021년 7월과 비교해 2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석유수지를 연간 20만 톤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해 국내 1위이며 세계 시장에서는 2위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 가운데 첨단 석유수지 분야의 생산능력은 1만5천 톤으로 파악되는데 장 사장은 증설을 통해 시장에서 영향력을 더욱 다지려는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고순도 방향족계 석유수지는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증설을 하게 되면 장 사장은 원자재 가격 상승에 대응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이 워낙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시장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증설을 검토하고 있는 단계다”며 “구체적 증설계획이 확정되면 공시를 통해 알릴 것이다”고 말했다.
장 사장은 지난해 아라미드와 타이어코드(타이어 보강재), 투명 폴리이미드 필름 등 고부가 소재사업을 강화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에는 첨단 석유수지 분야를 강화함으로써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한 기틀을 마련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장 사장은 한국경제와 인터뷰에서 “앞으로도 첨단소재산업 분야에서 경쟁력을 키워 미래산업을 선도해 지속적 성장을 이어가고자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올해에도 지난해에 이어 꾸준한 실적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코오롱인더스트리가 2022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5조3187억 원, 영업이익 2676억 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2021년보다 매출은 14.1%, 영업이익은 5.8% 늘어나는 것이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