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이 이라크에서 초대형 공사의 중단 위기를 넘기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GS건설, SK건설은 컨소시엄을 구성해 60억4천만 달러 규모의 이라크 카르발라 정유공사를 진행해 왔는데 발주처인 석유프로젝트공사에서 대금을 주지 않아 중단될 위기에 몰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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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왼쪽)과 임병용 GS건설 사장. |
이 컨소시엄의 한 관계자는 17일 “이라크 정부와 함께 대금지급에 관해 논의하고 있는 단계로 공사 속도를 늦추고 있다고 봐야 한다”며 “이라크 정부가 자금을 어떻게 해서든지 지급해 공사를 이어가려는 의지가 강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라크 정부가 국가채를 발행하는 등 선물형태로 공사대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놓고 유력하게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며 “이렇게 되면 앞으로 일정시기가 됐을 경우 돈을 현금으로 받을 수 있어 부실의 우려도 없다”고 덧붙였다.
현대건설과 GS건설의 분기보고서를 놓고 분석해 보면 두 회사가 이라크에서 진행하고 있는 카르발라 정유공장사업에서 각각 1500억 원 정도의 대금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건설은 1분기 말 기준으로 이라크 카르발라 정유공사를 22% 정도 진행했다. 이 공사의 미청구공사액은 804억 원, 공사미수금 684억 원이다.
GS건설은 1분기 말 기준으로 이라크 카르발라 정유공사를 21.19% 정도 진척했다. 미청구공사액은 없지만 공사미수금은 1510억 원에 이른다.
미청구공사액은 건설사가 발주처에 대금을 청구하지 못한 미수채권을 말한다. 발주처가 건설업체의 공정률을 인정하지 않을 때 주로 발생한다. 공사미수금은 발주처에 공사비를 요청했지만 받지 못한 돈이다.
이를 놓고 보면 두 회사 모두 각각 1500억 원에 이르는 돈을 발주처로부터 아직 받지 못한 셈이다.
만약 공사가 중단될 경우 손실을 크게 입지 않더라도 현대건설과 GS건설은 해외매출에서 목표달성에 차질이 빚어지게 된다.
현대건설과 GS건설은 올해 초에 해외 매출목표로 각각 10조5774억 원, 11조5900억 원을 잡았다.
카르발라 정유 프로젝트는 2014년 현대건설과 GS건설, SK건설, 현대엔지니어링이 조인트벤처를 구성해 모두 60억4천만 달러(약 7조891억 원)에 수주한 초대형 프로젝트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37.5%, GS건설이 37.5%, SK건설이 25%의 지분으로 참여했다.
이런 점을 놓고 볼 때 앞으로 공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할 경우 매출손실분은 더욱 늘어나게 된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