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3사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서 이 회사들이 거점을 둔 울산과 거제시의 호텔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울산시는 ‘산업수도’라는 명성답게 최근 비즈니스호텔 건립이 잇따랐는데 수익성이 악화할 우려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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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 |
거제시에 위치한 거제삼성호텔은 삼성중공업이 자구책 마련 차원에서 매각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11일 금융권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채권단이 자구계획안 제출을 요구해온 데 따라 다각도로 대응책을 강구하고 있다.
조선3사가 내년까지 상환해야 할 회사채는 모두 2조26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 때문에 조선사들은 경영개선계획에 비핵심 유무형 자산을 팔아 유동성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은 거제삼성호텔을 포함해 1700억 원대 부동산 매각계획을 다음 주 금융당국에 제출할 자구계획안에 담을 것으로 알려졌다.
거제삼성호텔은 삼성중공업이 2011년 건립한 경남 최초의 특1급 호텔이다. 2012년 증축을 통해 객실이 116개로 늘었고 호텔신라가 위탁운영을 해왔다. 일반인 투숙객보다 외국인 선주나 관계자, 국내 출장자 등 장단기 체류 고객이 많았던 곳이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수주가뭄이 이어지면서 거제삼성호텔 이용고객도 줄어들어 유지비조차 감당하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됐다.
업계는 거제삼성호텔이 매물로 나올 경우 매각가가 800억~1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본다.
현대중공업도 이미 보유자산의 비핵심 자산 매각에 착수한 상태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울산시 동구 전하동(290-6 외) 토지와 건물 등 보유자산을 울산공업학원에 691억200만 원에 매각하는 부동산 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조선업은 한번 계약이 추진되고 성사되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린다. 국내외 출장자들이 장기간 호텔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조선업 활황에 호텔업계, 특히 비즈니스호텔도 특수를 누려왔다.
울산의 경우 지난해 남구에 신라스테이울산과 롯데시티호텔 울산 등 대형 비즈니스호텔이 잇따라 오픈했다. 최근 일본계 프리미엄 비즈니스호텔인 토요코인도 건립이 추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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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제삼성호텔. |
그러나 공급과잉에 지역거점 기업들의 실적부진이 겹치면서 호텔업계가 울상을 짓고 있다. 롯데시티호텔울산과 신라스테이울산은 올해 들어 객실점유율이 올 들어 30%중반대로 떨어지며 수익성 악화에 고심하고 있다.
호텔현대울산은 비즈니스호텔은 아니지만 현대중공업의 경기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아 2013년 70% 이상에 이르던 객실점유율이 최근 50%대로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호텔들은 객실료를 절반가격으로 낮추고 가족휴양과 관광 목적을 겨냥한 다양한 패키지 상품을 내놓는 등 고객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울산과 거제 호텔업계는 대형 조선사들 덕분에 비즈니스 목적의 외부 방문객이 끊이지 않아 호황을 누렸는데 앞으로 조선업 불황이 지속되면 그에 따른 타격도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남지역 상공인단체의 한 관계자는 "호텔 건립이 추진되면 지역민들을 우선적으로 채용해 지역경제 서비스업종에서 고용창출 효과가 매우 높다"며 "대형 조선사뿐 아니라 협력사나 하청업체들에서 실직이 현실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호텔 등 서비스업종에서 고용불안이 확대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