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선거 후보(왼쪽)가 대선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5일 대구 동성로에서 지지자에게 인사하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도 같은 날 대구 동대구역 광장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
제20대 대통령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됐다. 후보로 공식 등록한 14명의 유세전쟁이 15일부터 대선 전날인 3월8일까지 22일 동안 이어진다.
주요 4당 대선 후보들은 각자의 전략을 들고 공식 선거운동 첫 일정을 시작했다. 특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경부선 상행 유세'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경부선 하행 유세'를 택해 눈길을 끈다.
각각 부산과 서울을 선거 첫날 출발지로 삼았는데 '경제대통령'과 '정권교체'라는 두 후보의 핵심 전략에 따른 것으로 여겨진다.
우선 이 후보는 15일 0시를 기점으로 부산항 해상교통관제센터(VTS)에 방문해 현황을 보고 받는 것으로 일정을 시작했다. 교신을 통해 수출운항 선박 근무자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이 후보가 첫 일정으로 부산, 그것도 부산항을 택한 것은 '유능한 경제대통령'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유능한 경제대통령은 2월 들어 이 후보가 밀고 있는 새 선거 슬로건이다.
부산은 물류 교역의 중심지이자 부·울·경(부산·울산·경남) 메가시티의 핵심이다. 이 후보의 지지율이 낮은 곳이기도 하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 부·울·경에서 이 후보는 줄곧 윤 후보에게 뒤쳐졌다.
이 후보도 VTS방문 뒤 기자들과 만나 "대한민국 경제가 확실하게 살아나고 우리 모두 대륙과 해양으로 뻗어나가 세계를 선도하는 국가로 나아가자는 의미를 부여하고 싶었다"고 부산에서 선거운동을 시작한 이유를 설명했다.
부전역 앞으로 이동한 뒤 즉석연설을 통해 부산이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만들어 새 민주정부를 세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부산을 떠나 민주당 험지 대구 동성로를 찾아 진영을 뛰어넘는 대구·경북의 지지를 호소했다.
본인이 경북 안동 출신임을 언급하며 대구·경북이 낳은 최초의 민주당 대통령 후보라고 강조했다. 좋은 정책이면 진영을 벗어나겠다며 김대중 정책이든 박정희 정책이든 국민 삶을 개선하는 데 필요하다면 가리지 않겠다고 했다.
오후에는 대전 으능정이 거리에 방문해 캐스팅보트로 여겨지는 충청지역의 지지를 호소했다. 아내 김혜경씨의 고향임을 언급하며 "충청의 사위가 사드 말고 보일러를 놔드리겠다"고 중도표심을 얻기 위해 힘썼다.
윤석열 후보가 사드 추가 배치 공약을 제시한 점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이날 마지막 일정으로 서울 강남 고속버스터미널 앞에서 시민들을 만난다.
강남은 부동산 등으로 민주당을 향한 반감이 높은 지역이다. 지난 선거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당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약 3배 차이로 이긴 지역이기도 하다.
이 후보와 민주당 역시 강남민심 돌리기에 애쓰고 있는데 이번 일정의 마무리를 강남에서 하는 것도 그 일환으로 보인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역시 이날 강남 구룡마을 공공개발계획을 발표하는 등 표심확보에 나섰다.
반면 윤 후보는 이날 오전 9시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하는 것으로 일정을 시작했다.
윤 후보는 참배가 끝난 뒤 청계광장에서 출정식을 진행했다. 윤 후보가 약속한 청와대 해체 및 광화문으로 집무실을 이전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주기 위함이다.
특히 청계광장은 조국 사태 당시 문재인정부 비판 집회가 열렸던 곳으로 윤 후보가 정권교체 의지를 강조하기 위해 이곳을 선택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윤 후보는 "국민이 지켜온 대한민국이 무능하고 부패한 정치세력에 계속 무너지는 것을 두고만 보겠나"며 "무너진 민생을 반드시 챙기고 세우겠다. 코로나로 무너진 소상공인·자영업자를 살리고 청년과 서민을 위해 집값을 확실히 잡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대통령의 권력은 유한하고 책임은 무한하다"며 "국민 위에 군림하는 청와대 시대를 마무리하고 국민과 동행하는 광화문 시대를 열겠다"고 본인의 공약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윤 후보 역시 캐스팅보트인 충청표심을 얻기 위해 대전 으느정이 거리를 방문했다.
윤 후보는 행정수도 완성을 내걸고 화합하는 대통령을 외쳤다. 대전을 4차산업 특별시로 만들 것을 약속하며 제2의 대덕연구단지를 반드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윤 후보는 대전에서도 문재인정부를 심판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그 밥에 그 나물에 또 5년을 맡기겠나"고 정권교체를 위한 지지를 호소했다.
이후 윤 후보도 전통 보수텃밭 대구로 발길을 옮겼다. 다만 이 후보가 대구에서 청년들이 많이 찾는 동성로를 찾았던 것과 달리 동대구역 광장에서 지지를 호소했다.
윤 후보는 이곳에서도 무능하고 부패한 민주당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고 부르짖었다.
그는 "2년 전 대구에서 코로나가 시작될 때 이 민주당 정권이 뭐라고 했나. 대구 봉쇄, 대구 손절을 떠들지 않았나"며 "무능하고 부패한 민주당 정권은 지난 2년간 코로나 방역에도 실패하고 백신도 제때 구하지 못하고 치료도 제대로 해드리지 못했다"고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강하게 비판했다.
윤 후보의 일정은 부산에서 마무리된다. 부산 서면을 찾아 '청년이 함께하는 공정과 상식의 시대'를 강조하며 청년층 결집에 힘을 쏟기로 했다.
두 후보는 공식 선거일정 첫날 같은 지역의 다른 동네를 방문하며 메시지의 차이를 나타냈다.
이 후보는 정치색을 떠나 유능한, 일을 잘할 수 있는, 경제를 살릴 수 있는 대통령이 누구냐고 물었고 윤 후보는 민주당 5년을 심판할 적임자가 필요하다고 외치는 데 집중했다.
아직 각종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의 지지율은 오차범위 안에서 싸우는 모양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14일 발표한 대선 후보 다자 대결 지지도 조사에서 윤 후보는 43.5%, 이 후보는 40.4%의 지지율을 얻었다. 같은날 뉴스토마토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한 여론조사에서는 윤 후보 43.2%, 이 후보 40.2%로 나타났다.
여론조사와 관련해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서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