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대통령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양강으로 꼽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지지율이 엎치락뒤치락 하고 있어 판세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각 대선 후보들은 공식 선거운동 시작 후 지지율을 1%라도 더 끌어올리기 위해 대선후보 합동토론이나 찬조연설, TV광고 등 미디어 선거운동 전략을 마련하는 데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대선후보 등록까지 1주일, 이제 미디어 전략이 박빙승부 가른다

▲ (왼쪽부터)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선거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6일 정치권에 따르면 대통령선거 후보 등록일인 13~14일까지 일주일, 선거일인 3월9일까지 한 달(31일) 남은 시점이지만 어느 후보가 확연히 우세를 점했다고 보기 어려운 접전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4일 내놓은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은 45.7%, 이재명 후보는 40%로 집계돼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안에서 접전을 벌였다.

한길리서치가 3일 발표한 조사결과(오차범위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는 이재명 후보 40.4%, 윤석열 후보 38.5%였다. 

1월31일 발표된 리얼미터 조사에서도 윤 후보(40.2%)와 이 후보(38.5%)의 지지율 격차는 오차범위 안(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1.8%포인트)으로 나타났다.

각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연초 지지율 상승세에 힘입어 3자구도를 형성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왔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는 지지율 20%대 진입에 실패하며 뒷심이 부족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여러 여론조사에서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은 10% 안팎을 오가고 있다.

역대 대선에서 각종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선거일을 한 달가량 앞두고 1위 후보와 2위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줄어드는 모습은 있었지만 이번처럼 엎치락뒤치락한 사례는 찾기 힘들다.

일반적으로 대선후보 등록 당시 지지율 1위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했던 공식이 이번에는 적용되기 힘들다는 것이다.

여전히 선거 판세를 읽기 힘든 만큼 TV토론의 중요성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유권자들은 TV토론회 승패와 상관없이 자신이 어느 후보를 뽑을지 미리 결정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판세가 굳지 않은 만큼 중도층은 최종 판단을 선거 직전까지 유보할 가능성이 크며 TV토론회를 통해 대통령으로서 자질을 저울질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를 반영하듯 TV토론회를 향한 관심도 높다.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 안철수 후보,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한 자리에 모인 첫 4자토론 시청률은 40%에 육박했다.

시청률조사기업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3일 방송된 대선 후보 토론 시청률은 KBS 19.5%, MBC 11.1%, SBS 8.4%로 각각 나타나 합계 39%(전국 기준)였다. 역대 대선 후보 TV토론회 가운데 첫 법정 TV토론이었던 15대 대선(55.7%)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대선 후보 등록 전 TV토론은 한국기자협회 주최로 8일 한차례 더 열리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하는 법정토론은 21일 경제, 25일 정치, 3월2일 사회를 주제로 3번 열린다.

남은 TV토론이나 라디오 연설을 통해 이재명 후보는 유능하고 준비된 경제대통령 이미지를 부각시킬 수 있는 전략을 내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윤석열 후보는 정책 부분에 약하다는 이미지를 벗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 후보와 심상정 후보는 TV토론을 통해 분위기를 반전시킬 기회를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대선은 '비호감 대선'으로 불릴 만큼 이 후보와 윤 후보 모두 약점이 많다. 이번 선거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여겨졌던 설 민심도 양당 후보에게 그리 호의적이지 않았다는 평가가 많다.

이를 고려하면 '60초의 승부'라 불리는 TV광고도 큰 몫을 할 것으로 보인다. 대선 TV광고는 1분 이하로 제작해 30번 방송할 수 있다. 

TV광고를 활용해 모든 계층을 품을 수 있는 큰 그릇의 이미지를 보여준다면 표심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부동층은 세세한 정책보다 이미지에 표를 결심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미디어를 통해 형성하는 이미지 전략이 특히 중요한 이유다.

TV광고의 대표적 사례로는 2012년 대선 때 이명박 후보의 욕쟁이 할머니 TV광고를 들 수 있다. 

이명박 후보는 광고영상에서 한 마디도 하지 않고 묵묵하게 국밥을 먹는 모습을 통해 서민적이고 구수한 이미지를 보여줬다. '밥 처먹었으니께 경제는 꼭 살려라'는 욕쟁이 할머니의 말을 통해 경제를 책임질 대통령이란 이미지를 부각할 수 있었다.

방송 찬조연설 경쟁도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후보당 12번 할 수 있으며 모두 합치면 최대 100억 원에 가까운 금액이 필요한 비싼 홍보 수단이다. 하지만 각 후보들은 단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해 아낌없이 자금을 투입할 것으로 보인다.

찬조연설은 연설자가 누구냐에 따라 그 후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드러날 수 있다.

2017년 대선 때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첫 연사는 당시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아내 민주원씨였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쪽에서는 부인 이순삼씨가 직접 나섰으며 안철수 후보의 첫 찬조연설은 전투병과 최초의 여성 장군인 송명순 예비역 준장이 맡았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는 선거자금 문제로 방송 찬조연설을 하지 않았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