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3천, 코스닥 1천 시대를 열어갈 시장주도주 발굴과 육성에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겠다.”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지난해 말 취임식에서 한 말이다.
▲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앞줄 가운데)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4월12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코스닥1000선 돌파 기념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
손 이사장이 취임한 뒤 3주만에 코스피지수는 3000선을 돌파했고 코스닥지수는 약 3개월 만에 1000선을 넘기며 새로운 역사를 쓰기는 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코스닥시장을 향한 ‘코스피 하위 리그’라는 시선은 여전해 취임 1년을 넘긴 손 이사장이 해결해야 할 과제라는 시선이 나온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시장과 코스닥시장의 거래대금은 모두 합해 7460조 원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무려 30.58% 증가했다.
그러나 코스피와 코스닥으로 나눠 살펴보면 코스피 거래대금은 3026조 원에서 4560조 원으로 무려 50.60% 증가한 반면 코스닥 거래대금은 2680조 원에서 2900조 원으로 8.2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체 증시 거래대금 가운데 코스닥 거래대금이 차지하는 비중도 38.87%로 40%를 밑돌았다.
2018년 42.93%, 2019년 40.02%, 2020년 47.00% 였던 것과 비교하면 국내 증시에서 코스피 쏠림 현상과 코스닥 소외현상이 더욱 심화됐다고 볼 수 있다.
손 이사장은 이와 같은 코스피 쏠림 현상을 해소하고 코스닥시장 활성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코스닥 세그먼트’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코스닥 세그먼트’에는 코스닥에 상장된 기업 가운데 상위 5%의 우량 기업이 포함된다.
손 이사장은 코스닥 우량종목 세그먼트에 포함된 종목으로 새로운 지수를 내놓겠는다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우량종목으로 구성된 지수인 만큼 상장지수펀드(ETF)나 상장지수등권(ETN) 등 다양한 파생상품이 출시될 수 있고 이는 코스닥 투자수요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지수의 활용이 활성화되면 코스피에 몰린 투자를 분산시키고 코스닥 소외 현상을 해소하는데 보탬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증권업게에서 나온다.
그동안 코스닥 우량 기업의 코스피 이전상장은 코스닥 활성화의 걸림돌로 꼽혔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 포진해있는 네이버(2008년), 카카오(2017년), 셀트리온(2018년) 등 모두 코스닥 종목이었지만 코스피시장으로 옮겨간 기업들이다.
성장성이 높은 코스닥 우량 기업이 코스피시장으로 옮기면서 코스닥시장의 투자 매력도가 낮아졌고 다른 우량 기업들의 이전상장이 가속화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그러나 앞으로는 ‘코스닥 세그먼트’가 코스피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코스닥 우량 기업들에게 대안이 될 수도 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시가총액 뿐 아니라 매출, 이익, 지배구조, 유동성 등 다양한 지표를 바탕으로 우량 기업을 선별한 세그먼트를 통해 코스닥시장 전체의 투자신뢰도 및 매력도를 높인다는 계획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