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등 삼성그룹 전자계열사가 최고경영자 교체로 인사 신호탄을 쏘면서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등 삼성그룹 금융계열사 인사에도 시선이 쏠린다.
애초 삼성그룹 금융계열사 최고경영자 대부분 임기가 남아 있는 데다 실적도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어 교체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데 무게가 실렸다.
▲ 최영무 삼성화재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전영묵 삼성생명 대표이사 사장. |
하지만 전자계열사에서 예상 밖 쇄신 인사가 이뤄져 그 여파가 금융계열사에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8일 삼성그룹 안팎에 따르면 전자계열사 사장단 인사를 필두로 금융계열사 등 후속 인사가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번 전자계열사 인사는 삼성전자 사업부문장이 모두 교체되고 회장과 부회장 승진 인사가 이뤄지는 등 예상보다 큰 규모로 단행됐다. 금융계열사 인사도 애초 재계 안팎에서 내다보던 수준보다 확대될 가능성이 떠오른다.
삼성그룹 전자계열사 인사쇄신은 총수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뜻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부회장은 11월 말 미국 출장을 마치고 돌아와 “현장의 처절한 목소리와 냉혹한 현실을 보고와 마음이 무겁다”며 위기 의식을 드러냈다.
글로벌 선두권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전자계열사와 금융계열사의 상황은 다소 차이가 난다. 이 때문에 이 부회장이 제조업 분야에서 느낀 위기감을 금융계열사에 곧바로 적용하기에는 다소 무리일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인사는 이 부회장이 8월 가석방으로 풀려난 뒤 처음 진행하는 인사인 만큼 ‘뉴 삼성’을 향한 혁신 의지가 모든 계열사에서 드러날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이 부회장은 4월 부친 이건희 전 회장으로부터 삼성생명 지분 절반을 물려받아 개인 최대주주에 올랐다.
삼성생명은 금융계열사 지배구조 정점에 올라 있어 이 부회장이 금융계열사 지배력을 공고히 한 셈이다. 이러한 지배구조 변화가 금융계열사 인사에도 작용할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전영묵 삼성생명 대표이사 사장,
김대환 삼성카드 대표이사,
심종극 삼성자산운용 대표이사 등 삼성그룹 주요 금융계열사 최고경영자(CEO)는 2020년 1월 대거 교체돼 아직 등기임원 임기가 1년가량 남아 있다.
최영무 삼성화재 대표이사 사장과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이사 사장은 올해 3월 연임했고 박번 삼성선물 대표이사, 최영준 삼성벤처투자 대표이사 등은 올해가 임기 첫해다.
금융계열사 최고경영자 임기가 아직 남은 상황이지만
이재용 체제에서 인적쇄신이 이뤄진다면 예상을 뛰어넘는 인사가 진행될 수 있다.
특히 이 부회장 경영승계 전후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 미래전략실 출신 인사들이 중용될지 여부에도 관심이 모인다. 이번 전자계열사 인사에서
정현호 삼성전자 사업지원TF팀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하는 등 미래전략실 출신이 약진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금융계열사에서는
장석훈 삼성증권 사장과
김대환 삼성카드 대표,
심종극 삼성자산운용 대표 등이 과거 미래전략실 금융일류화추진팀에 몸담았던 이들이다.
금융일류화추진팀은 금융계열사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조직으로 2017년 미전실 해체와 함께 사라졌다. 이후 삼성생명 금융경쟁력제고TF가 역할을 이어받았다.
유호석 삼성생명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이 금융경쟁력제고TF팀장을 거쳤고 박종문 부사장이 현재 TF팀장을 맡고 있다. 이들 역시 모두 미래전략실 금융일류화추진팀 소속이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