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기 우리카드 대표이사 사장이 '금융데이터댐' 구축에 카드업계 두 번째로 나선다.

빅테크기업의 금융산업 진출 등으로 카드업계의 경영환경이 나빠지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카드는 데이터사업 쪽에서 새로운 수익원을 찾고 있다.  
 
우리카드 데이터에서 수익 찾기 적극, 김정기 금융데이터댐사업 참여

김정기 우리카드 대표이사 사장.


23일 우리카드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우리카드는 금융데이터댐 구축을 통해 데이터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빅데이터 기반한 다양한 신사업에 진출하기 위한 기초체력을 다지는 것으로 평가된다. 

금융데이터댐은 각 금융기업이 보유한 고객의 가명처리된 정보를 수집·결합·분석하고 이렇게 분석한 데이터를 이들 기업이 공유·활용하는 일종의 데이터연합을 말한다.

김 대표는 금융데이터댐 구축사업에 참여함으로써 우리카드의 데이터역량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데이터댐을 구축하면 다양한 이종산업이 보유한 고객데이터를 우리카드 쪽 데이터와 결합하고 가공할 수 있다.

앞서 우리카드는 21일 우리은행과 교보생명, 미래에셋증권, 한화손해보험, NICE평가정보 등 5개 금융사와 ‘민간 금융데이터 댐 구축을 통한 금융트렌드 공동연구 업무협약’을 맺었다.

우리카드는 이번 협약을 통해 우리카드와 우리은행 등 우리금융지주가 보유한 고객 데이터는 물론 보험사와 증권사, 신용평가사 등 다양한 금융기관이 보유한 풍부한 금융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 단독으로 보유한 데이터를 활용할 때보다 금융지주 안에서 다양한 금융기관의 데이터를 결합해서 활용할 때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카드가 데이터사업에 제대로 진출하려면 실제 데이터 관련 역량 강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데이터 관련 역량에 따라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개인 맞춤형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지 여부가 판가름난다. 새로운 고도화된 신용평가모형도 만들 수 있다. 

카드업계의 데이터사업으로는 마이데이터사업과 개인사업자신용평가업, 결제 빅데이터 기반 마케팅 플랫폼사업 등이 꼽힌다. 

실제 우리카드는 1월 마이데이터사업 본허가를 획득했고 8월부터 본격적으로 마이데이터서비스를 시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카드는 마이데이터서비스 개발에 이번 금융데이터 댐 구축 사업 참여가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이번 업무협약을 바탕으로 금융 외의 다양한 분야로 데이터협력을 늘려나간다는 계획도 세워뒀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앞으로 통신과 물류 등 다양한 분야와 제휴를 맺고 데이터영역을 확장해 금융데이터 댐을 넘어 생활데이터 댐을 구축하는 데까지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4월 빅데이터 및 마이데이터 개발·운영 등 정보기술(IT)부문 개발 전문인력 경력직을 채용하는 등 데이터사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인재채용에도 힘쓰고 있다.

우리카드는 1분기 지배주주 지분순이익 720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1분기 510억 원보다 41.2% 늘어났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7월 한국판 뉴딜 10대 대표과제를 선정해 발표하면서 데이터댐사업을 포함시켰다. 이에 따라 미래 데이터경제의 주도권을 놓고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신한카드는 지난 2월 SK텔레콤, GS리테일 등 통신과 유통분야 기업들과 협력해 데이터댐을 구축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카드업계 최초다.

9일에는 금융결제원을 통해 신한금융투자와 대용량 데이터 결합을 마쳤다고 밝히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