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남성 삼성SDI 사장이 현금창출 역할을 하던 화학사업의 빈 자리를 메워야 하는 무거운 과제를 안게 됐다.
삼성SDI가 25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화학사업부문의 분할을 승인받았다.
삼성SDI의 화학사업부문은 2월1일부터 자회사 SDI케미칼로 분리돼 운영된다. SDI케미칼 지분 90%는 상반기 안에 롯데케미칼에 매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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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남성 삼성SDI 사장. |
삼성SDI 화학사업부문의 직원들의 고용안정 및 처우 보장, 근로계약 승계 등을 놓고 노사가 합의서를 작성했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10월 롯데그룹에 화학사업을 모두 매각하는 '빅딜'을 성사한 뒤 쟁점들을 모두 해결하며 인수작업을 마무리하게 됐다.
화학사업부문은 삼성SDI 전체매출에서 34.5%의 비중을 차지한다. 특히 흑자를 내 삼성SDI의 현금창출원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조 사장은 이제 삼성SDI의 소형전지와 전자재료사업에서 빠르게 실적을 정상화하는 동시에 중대형전지사업의 적자폭을 줄여 삼성SDI의 실적을 개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는 지난해 4분기 소형전지와 중대형전지 사업에서 큰 폭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실적부진에 빠졌다. 전자재료부문의 매출 역시 감소세를 보였다.
삼성SDI는 세계 IT제품 수요가 둔화하며 중대형전지의 매출성장이 더뎌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삼성SDI는 지난해 소형전지 최대 고객사인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실적이 부진하며 소형전지사업에서 타격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올해도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스마트폰과 TV 수요 둔화로 반도체소재와 디스플레이소재 등 전자재료사업도 업황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조 사장은 앞으로 수익성 중심의 경영에 집중해 화학사업 매각의 영향을 최대한 줄이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조 사장은 화학사업부문의 매각에 따른 타격을 우려하기보다는 매각자금을 중대형배터리사업에 투자해 향후 성장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조 사장은 주총에서 "화학사업부문 매각으로 미래를 위한 성장자금을 확보했다"며 "2020년까지 전기차 배터리에 3조 원 이상을 투자해 세계 일류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익현 삼성SDI 상무는 "화학사업의 공백은 전자재료사업을 키워 만회할 것"이라며 "올해 중대형전지부문의 적자를 크게 줄이고 소형전지부문도 흑자전환해 하반기에는 실적을 개선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송재국 삼성SDI 전자재료사업부 상무는 "올해는 고부가가치 부품 위주로 고객사 주문을 받고 중국에도 공급을 확대하겠다"며 "원가절감을 지속해 수익구조를 유지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차남현 소형전지사업부 상무는 "지난해는 각형과 폴리머형 전지가 모두 부진해 힘든 한해를 보냈지만 올해는 원형전지에 집중하겠다"며 "원형전지 제품의 가격을 높이는 등 수익성 확보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