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대우가 브라질 부동산펀드에 투자한 고객들에게 이례적으로 원금의 50% 보상을 추진하면서 대규모 손실로 불거질 논란을 사전에 차단하는 데 부심하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가 브라질 부동산펀드와 관련해 자발적 보상안을 추진하면서 손실보전금지 조항을 위반하는 것 아니냐는 시선이 나온다.
 
미래에셋대우 브라질 부동산펀드 보상, 소비자보호 논란 조기차단

▲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대표이사 수석부회장.


미래에셋대우는 2012년 판매한 브라질 부동산펀드가 85%에 이르는 손실을 보인 데 따라 개인고객 2400명에게 투자원금의 50%를 보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자본시장법 제55조를 살펴보면 ‘금융투자업자는 투자자가 입은 손실의 전부 또는 일부를 사후에 보전해 주는 행위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라는 예외적 단서가 있기는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브라질 부동산펀드 사례가 이에 해당하는지 따져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또한 투자자의 손실을 보전하는 것은 회사의 손실로 이어지기 때문에 자칫 경영진의 배임 논란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미래에셋대우 내부에서도 그동안 펀드 손실을 두고 자발적으로 보상안을 내놓은 사례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그럼에도 미래에셋대우가 펀드 투자금의 50%를 선제적으로 보상하기로 한 것을 놓고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내부 선례가 존재하는 것은 아지만 고객보호 차원에서 선제적 보상안을 내놓기로 했다”며 “고객들과 개별적으로 보상안과 관련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금융당국이 라임 및 옵티머스 등 잇단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와 관련해 피해자 구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점이 미래에셋대우가 보상안을 내놓는 데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

브라질 부동산펀드는 ‘사기’ 논란에 휩싸인 라임 및 옵티머스펀드와는 결이 다르다. 하지만 미래에셋대우로서는 금융당국이 금융소비자 보호를 강조하고 있는 상황을 무시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미래에셋대우가 자발적 보상안을 내놓은 데 따라 피해자들의 소송 제기 등 위험을 피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대우가 단기금융업(발행어음) 인가를 받기 위해 금융당국의 심사를 받고 있는 점도 이번 결정에 고려됐을 수 있다. 자칫 투자자들이 대규모 손실을 두고 소송을 제기하게 되면 심사가 중단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미래에셋대우는 2017년부터 발행어음사업을 추진했지만 ‘일감 몰아주기’의혹으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사를 받게 되면서 3년 가까이 심사중단 상태에 놓여있었다. 

최근 금융당국이 외부평가위원회와 현장 검사 등을 진행하며 미래에셋대우의 단기금융업 심사가 다시 궤도에 오른 만큼 미래에셋대우로서는 펀드 손실에 따른 논란을 피하고자 선제적 보상안을 내놓고 조기진화에 나선 셈이다.

브라질 부동산펀드의 손실원인으로 환율 하락이 꼽히는데 펀드의 구조가 선순위 대출자의 환율 손실을 개인투자자들이 부담하도록 설정된 탓에 손실이 더욱 커졌다는 개인투자자들의 주장이 나오는 것으로 전해진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펀드를 설정할 때 5400억 원가량을 들여 편입자산을 매입했는데 그 가운데 일부가 선순위대출이었고 나머지는 펀드자금이 투입된 것”이라며 “선순위대출이 원화로 상환되는 조건이었기 때문에 환율 하락에 따른 손실 부담이 펀드로 이전된 것이지 펀드 구조가 개인투자자들이 환손실을 부담하도록 설계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상품설계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는 얘기다. 하지만 환손실로 손해를 볼 수 있는 위험성이 판매 당시 투자자들에게 제대로 안내됐는지에 따라 불완전판매나 소송 등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아직까지 소송이나 불완전판매 등 이야기가 나오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미래에셋맵스프런티어브라질펀드1호는 2012년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설정해 내놓은 상품이다. 미래에셋대우는 개인투자자 2400명에게 800억 원어치를 판매했다. 

브라질 상파울루의 랜드마크빌딩인 호샤베라타워 등이 펀드의 주요자산으로 편입됐다. 

펀드의 만기는 7년이었지만 브라질 화폐인 헤알화 가치가 급락한 데 따른 손실을 복구하기 위해 만기를 2년 연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만기를 연장한 뒤에도 헤알화 환율은 계속 내렸고 결국 개인투자자들은 85%에 이르는 손실을 보게 된 것으로 전해진다.

펀드에 담긴 자산의 가치는 상승했지만 브라질 화폐의 가치가 떨어지면서 막대한 환차손이 발생한 것이다.

헤알화 환율은 2012년 600원을 웃돌았지만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며 5일 198.78원까지 떨어졌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