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건설이 2021년 개발사업 수주목표를 지난해보다 1조 원 이상 높여 잡으며 개발사업을 본격화할 태세를 보이고 있다.

조남창 대표이사 사장은 온라인 상거래 확산에 따라 수요가 느는 물류센터부문에서 우선 개발사업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늘Who] 대림건설 개발사업 수주목표 높여, 조남창 물류센터 자신

조남창 대림건설 대표이사 사장.


5일 대림건설에 따르면 물류센터 건축시공과 관련된 경력직원을 모집하며 물류센터 개발사업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확대할 준비를 하고 있다.

대림건설은 물류센터 현장 공사 다수 경험자를 우대하는 조건으로 경력 5년 이상 경력직원을 정규직 형태로 모집 중이다.

대림건설의 모회사인 DL이앤씨 관계자는 "물류센터사업은 사업비 규모가 크지 않아 인건비나 원가 등에서 대형사보다는 덩치가 작은 대림건설이 더 나은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대림건설은 운영 효율에서 대형건설사에 앞서고 물류센터 시공실적도 풍부하다"고 말했다.

대림건설은 지난해 12월 인천 서구 원창동 복합물류센터 공사를 수주하면서 지분투자도 단행하며 물류센터 개발사업에 발을 들였는데 올해부터 물류센터 개발을 더욱 늘리려는 것으로 보인다. 

대림건설이 올해 개발사업에서 수주목표를 지난해 수주실적과 비교해 1조 넘게 높여잡은 데는 물류센터 개발사업 전망이 밝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DL이앤씨 관계자는 "물류센터는 최근 발주가 워낙 많이 나오고 있는 분야다"며 "개발사업 목표를 크게 늘린 데는 물류센터 개발사업의 전망이 밝은 점도 고려됐다"고 말했다.

부동산리서치회사 CBRE에 따르면 2022년까지 A급 물류센터(3만3천㎡급)는 580만㎡ 규모의 추가 공급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2020년에도 A급 물류센터는 최근 5년 평균 공급량의 약 2배 수준인 184만㎡ 규모가 건설되며 좋은 흐름을 보였다.

비대면문화 확산에 따른 온라인상거래 성장으로 지난해 국내에서 물류센터 등 물류자산의 거래규모는 2019년보다 50% 증가하기도 했다.

대림건설은 물류센터 시공부문에서 일감을 늘리면서 경쟁력을 높여와 물류센터 개발사업으로 발을 넓히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047억 원 규모의 안양 물류센터 재건축, 1064억 원 규모 로지스코아 북천안 물류센터, 1138억 원 규모 인천항동 드림물류센터, 1051억 원 규모 원창동 복합물류센터 공사를 수주했다. 올해 3월4일에도 1218억 원 규모의 인천 석남동 S&D복합 물류센터 공사를 따냈다.

대림건설은 합병 전 고려개발과 삼호로 나뉘어 있던 시절부터 물류센터 시공경험이 풍부하다.

대림건설은 물류센터 뿐 아니라 토목부문에서도 개발사업 수주에 나서고 있다. 토목부문에서는 민간투자사업이 개발사업으로 분류된다. 민간투자사업은 민간이 법에 규정된 방식으로 사회기반시설을 건설하는 사업을 말한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최근 토목분야에서 수주할 만한 사업은 대부분 발주가 민간투자방식"이라며 "여러 분야에서 개발사업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2021년 1월6일 내놓은 '2021년 재정 조기집행 및 10조 원 투자 추진계획'에서 2021년 민간투자사업 규모를 지난해 15조 원보다 15% 늘어난 17조3천억 원으로 발표하기도 했다.

2020년 7월 출범한 대림건설의 초대 대표이사인 조남창 사장은 개발사업을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뜻을 출범때부터 내비쳐왔다.

조 사장은 “현재 건설업은 근원적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에 놓여 있다"며 "도급순위 상승이 목표가 아니라 지속성장할 수 있는 글로벌 디벨로퍼로 사업 기반을 공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조 사장의 개발사업 강화 의지는 올해 수주목표에서 확인된다.

대림건설은 2020년 2조7059억 원의 신규수주를 냇는데 개발사업 비중은 그 가운데 1% 정도인 277억 원에 불과했다.

2021년에는 신규수주 목표 3조 원을 잡으면서 개발사업 비중을 37%(1조1천억 원)으로 크게 높였다.

개발사업은 부지를 직접 매입해 시행과 시공을 모두 담당하는 만큼 자금조달이 일반 도급공사보다 더 많이 필요하지만 그만큼 수익성도 좋다고 평가된다.

조 사장은 1986년 삼호가 대림그룹 계열사로 편입됐을 때부터 일한 전문경영인이다.

조 사장은 삼호가 2016년 워크아웃에서 벗어난 지 2년 만에 대림산업 자회사 가운데 매출과 영업이익 가장 큰 회사로 키워내며 경영능력을 입증했다.

삼호의 경영 정상화와 실적 확대의 공을 인정받아 2018년 대표이사 부사장에 올랐고 1년 지나지 않은 2019년 초 다시 사장으로 승진했다. 대림건설이 출범하면서 초대 대표이사까지 맡았다. [비즈니스포스트 안정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