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창 금호산업 사장이 지분 매입을 시작으로 대표이사에 오를 준비를 본격화할까?
박 사장이 깜짝복귀에 이어 대표에도 조만간 오를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오지만 지분 매입규모, 건설업 경험 부족 등을 고려하면
서재환 금호산업 대표이사 사장체제가 상당 기간 더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22일 금호산업과 건설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박 사장이 2월 들어 금호산업 지분 0.31%를 매입한 것은 대표 취임과는 직접적 연관성이 적다는 시선이 많다.
박 사장의 지분 매입규모로는 지배력을 강화해 대표에 오를 준비를 한다고 보기 어려운 데다 아직 건설사 대표를 맡기에는 경험이 너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미 박 사장은 금호산업에 확실한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금호산업 최대주주는 금호고속(44.5%)이다. 금호고속은 박 사장의 아버지인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지분 44.8%, 박 사장이 지분 28.6%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박 사장이 22일 종가 기준으로 10억 원가량의 가치를 지닌 0.31%의 지분이 없더라도 금호산업에 지배력을 행사하고 향후 대표에 오르는 데 큰 문제를 겪을 가능성은 낮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게다가 금호아시아나그룹 오너일가는 대표를 맡지 않는 회사라도 책임경영 의지를 보이기 위해 적은 지분을 직접 보유한 전례가 있다.
박삼구 전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주식 1만 주를 상징적 의미로 꾸준히 보유해 온 것처럼 박 사장의 이번 지분 매입도 비슷한 맥락일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오는 이유다.
금호산업 관계자도 박 사장의 이번 지분 매입을 “책임경영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다”고 설명했다.
박 사장이 금호산업 대표에 오를 준비를 하기에는 아직 경험이 너무 부족하다는 시선도 많다.
박 사장은 아시아나IDT 대표이사 사장에서 자리를 옮겨 올해부터 금호산업 사장으로 경영관리본부와 감사팀을 이끌어 오고 있다. 건설회사에 몸담은 지 이제 두 달가량이 지난 것이다.
금호산업은 시공능력평가 순위 23위에 올라있는 직원수 1100여 명 규모의 중견건설사다.
박 사장이 아시아나IDT를 성공적으로 이끈 경험이 있다고는 하지만 완전히 다른 업종인 건설업을 파악하고 금호산업 정도의 회사를 이끌기 위해서는 적어도 2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건설업계는 보고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박 사장이 대표에 오르기까지
서재환 사장과 상당히 오랫동안 호흡을 맞출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서재환 사장은 2016년 6월부터 금호산업 대표를 맡아오며 건설업에서 경험을 쌓아왔다.
박삼구 전 회장으로부터 높은 신뢰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박 사장의 건설업 후견인 역할을 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고 볼 수 있다.
서재환 사장의 임기는 내년 3월로 끝난다.
서재환 사장이 박 사장의 후견인 역할을 맡게 된다면 세 번째 임기를 통해 금호산업 대표를 이어갈 가능성도 있는 셈이다.
이미 건설업계에서는 GS건설처럼 경험을 갖춘 최고경영자와 오너2세가 협력하며 세대교체를 준비하는 사례가 있다.
GS건설에서 최고경영자인
임병용 대표이사 부회장은 경영전반을 맡고 오너2세인
허윤홍 신사업부문 대표 사장은 신성장동력을 발굴하며 경험을 쌓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