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한국전력 안팎에 따르면 2021년 5월 한국에너지공과대학(한전공대)의 입학전형을 내놓기 위해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으며 구체적 방안을 만들고 있다.
한국에너지공과대학 초대 총장으로 선임된 윤의준 한전공대설립추진위원장은 26일 기자간담회에서 “수능은 학생 선발에서 변별력이 없어 기존 관행을 깨는 입시방안을 도입하겠다”며 “학생 선발의 기준, 내용, 절차 등 입학전형 시행계획을 확정해 내년 5월경 내놓을 계획이다”고 말했다.
한국전력은 프랭클린더블유올린공과대학의 입학전형을 벤치마킹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프랭클린더블유올린공과대학은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 있는 사립대학교로 이론부터 가르치는 기존 공대 교육에서 벗어난 프로젝트 중심의 교육으로 유명하다.
이런 교육방식을 기반으로 2002년 세워진 신생 학교지만 2014년 미국 대학입학자격시험(SAT) 평균 점수별 대학 랭킹 8위를 차지하는 명문대학교로 성장했다.
프랭클린더블유올린공과대학은 창의적 인재를 뽑기 위해 기존 대학들과 다른 방식으로 학생을 선발하고 있다.
고등학교 성적, SAT 점수, 자기소개서 및 학업계획서 등으로 1차 합격자를 뽑은 뒤 이들을 대상으로 ‘후보자 방문 기간(candidate weekend)’이라는 행사에서 각종 그룹 프로젝트와 발표, 인터뷰를 진행해 최종 합격자를 선발한다.
한국전력은 프랭클린더블유올린공과대학의 입학전형을 참조해 수능 점수와 내신 성적, 캠프식 심층면접 등으로 학생을 선발하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한국전력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수능 성적과 내신 성적만으로는 창의적 인재를 뽑기에는 부족한 면이 있어 혁신 대학으로 성과를 내는 대학들의 선발방식을 참고해 다양한 선발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전력이 새로운 학생 선발방안을 고민하는 이유는 취업형 인재가 아닌 연구개발과 창업 중심의 실전형 인재를 길러내 에너지산업 생태계 변화를 주도하는 것을 대학 설립의 목표로 세웠기 때문이다.
김종갑 한국전력공사 사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한전공대는 기존의 백화점식 대규모 취업형 인재양성 대학과는 전혀 다른 모델이 될 것이다”며 “학생들이 주체적으로 모든 과제를 직접 경험하고 해결해가는 프로젝트 중심의 교육을 통해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전력이 차별화된 선발방식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누구나 납득할만한 투명하고 공정한 입학전형을 마련해야 하는 숙제를 풀어야 한다.
대학 입학전형의 공정성은 국내 여론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문제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
올해 8월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 학생을 전문가, 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추천위원회에서 선발할 수 있다는 계획이 알려지면서 공정성 논란이 일었다.
당장 윤의준 한전공대설립추진위원장의 발언이 알려지자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은 26일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국에너지공과대학에 입학하면 한국전력에 취업할 가능성이 커진다며 “이 대학은 특히나 입시나 취업이 밀접하게 연계돼 있는 만큼 다른 대학보다도 입시가 공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요즘 논란이 되고 있는 부모 찬스 등을 통해서 대학에 들어가는 방법은 차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전력은 한국에너지공과대학의 입학전형을 공정성이 확보되는 범위 안에서 마련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한국전력 관계자는 “가장 크게 주안점을 두고 있는 것은 이른바 아빠·엄마 찬스가 이뤄지지 않도록 공정성을 확보하고 추가적으로 창의적 인재 선발방안을 마련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