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이 금융당국의 조사를 받게 될 위기에 또 다시 직면했다.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이사 사장은 2021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데 연이어 금융당국의 조사를 받을 수도 있는 부담을 안게 됐다.
▲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증권이 삼성그룹 계열사 임원들에게 자본시장법에서 정하는 한도보다 높은 금액을 대출해준 사실이 국정감사에서 드러나 금융감독원 조사를 받게 될 처지에 놓였다.
삼성증권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의 경영권 승계작업에 동원됐다는 의혹도 아직 사그라들지 않았는데 설상가상으로 계열사 임원 부정대출 논란까지 더해진 것이다.
논란이 되고 있는 부정대출 사건들이 장 사장의 대표이사 임기와 시기상 겹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
장 사장은 2018년 7월 대표이사 직무대행을 맡았고 12월 대표이사에 올랐다.
하지만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만큼 사태를 수습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고 연이은 금융당국 조사 가능성은 부담일 수밖에 없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삼성증권이 2015년부터 2018년 6월까지 삼성그룹 계열사 임원 13명에게 100억 원에 이르는 대출을 해준 사실이 밝혀졌다.
박 의원은 23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감독원 대상 국정감사에서 “삼성그룹 임원들이 삼성증권을 개인금고로 이용한 것”이라며 “금융당국 차원에서 엄정하고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머지않아 검사를 나간다”며 “가급적 검사를 빨리하고 문제가 있다면 엄정 조치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금융회사는 대주주나 특수관계인, 계열사 임원에게 1억 원 혹은 1년 동안의 급여를 초과하는 금액을 대출해줄 수 없다. 이를 위반하면 대출한 회사와 임원 모두 5년 이하 징역 또는 2억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삼성증권은
이재용 부회장 관련 검찰 공소장에 48회 등장하는 것을 놓고 각종 부정거래에 빈번하게 동원된 것 아니냐는 의혹도 받고 있다.
특히 계열사 임직원에게 대출된 100억 원 가운데 60억 원이 삼성바이오에피스 임원 3명에게 비슷한 시기에 대출된 것을 놓고 불법승계작업의 일부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박 의원은 “임원 3명의 대출기간도 겹치고 대출규모도 이례적으로 크다”며 “대출받은 개인들이 그 돈으로 무엇을 했는지도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꼬리를 잡아서 몸통을 잡아낼 수 있는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자회사인데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에 연루된 곳으로 꼽힌다.
제일모직의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바이오에피스의 지분가치 평가방법을 바꿔 순이익을 부풀렸다는 분식회계 의혹을 받았다.
제일모직이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분식회계 결과 제일모직의 기업가치가 높아졌다는 것이다.
검찰은 9월1일 이 부회장 등 삼성 고위 관계자들을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시세조종행위, 업무상 배임, 외부감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이 부회장 등은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이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던 제일모직 주가가 높게 형성되고 반대로 삼성물산 주가는 하락하도록 각종 불법행위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금감원은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삼성증권의 불법행위가 있었는지, 증권사와 임직원 등을 제재할 필요가 있는지 등을 파악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이 삼성증권에 제재 등 행정조치를 내릴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