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손해보험사들이 자동차보험료를 잇따라 올리고 있다.

보험사들의 손해율이 높아지면서 영업적자가 쌓이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보험료를 인상하고 있다.

  메리츠화재 흥국화재, 자동차보험료 인상  
▲ 김용범 메리츠화재 사장.
메리츠화재는 30일부터 영업용 자동차보험료를 평균 8.8% 인상했다.

흥국화재는 10월1일부터 영업용 자동차보험료를 평균 4.3% 올린다. 흥국화재는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도 11월1일부터 평균 5.9% 인상하기로 했다.

두 회사의 보험료 인상은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낮추기 위한 조처로 풀이된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7월 기준으로 자동차보험 손해율 88.2%를 기록했다. 흥국화재는 같은 기간 손해율이 94.7%였다.

손해율은 보험사가 받은 보험료 가운데 고객에게 지급한 보험금이 차지하는 비율이다. 손해율이 77%를 넘을 경우 보험사가 영업손실을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른 중소형 보험사들도 자동차보험료를 올릴 것으로 보인다. 일부 중소형 보험사들의 경우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100%를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보험사인 악사손해보험은 7월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5.4% 인상했다. 악사손해보험은 2015년 상반기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90%대까지 오르자 보험료를 올렸다.

롯데손해보험과 한화손해보험은 9월 초 보험개발원에 자동차보험료 인상안 검증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손해보험과 한화손해보험은 7월 손해율로 90.7%와 91.7%를 각각 기록했다. 두 회사는 올해 안에 자동차보험료를 약 5%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손해보험사들은 2011년 이후 자동차보험료가 사실상 동결 상태에 놓이면서 손해율 문제로 고심하고 있다. 수리가격이 높은 수입차 등 고급차량의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고객에게 지급해야 하는 보험금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전체 손해보험사의 자동차보험 평균 손해율은 2011년 83.4%에서 2014년 88.3%까지 올랐다. 손해보험사들은 2014년 자동차보험에서 1조1천억 원 규모의 영업적자를 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7월 보험업계 실무자 현장간담회에서 “보험상품의 가격을 결정할 때 보험사의 자율권을 대폭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는 보험료를 결정할 때 보험사들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보험가격 자율화 방안’을 10월 발표한다. 금융위는 자동차보험에 대해 국민들의 부담을 감안해 단계적인 인상을 유도하기로 했다.

하지만 대형 보험사들도 올해 안에 자동차보험료를 인상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화재를 비롯한 대형 손해보험사 8곳은 8월 기준으로 평균 손해율 91.2%를 기록했다. 이는 7월(82.5%)보다 8.7%포인트 오른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대형 보험사는 중소형 보험사들의 자동차보험료 인상이 끝나는 대로 상황에 따라 인상을 결정할 것”이라며 “2016년 4월의 총선을 감안해 가급적이면 올해 보험료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