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후 11시31분 현재 개표율 60% 기준으로 미래통합당은 비례정당인 미래한국당을 포함해 112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황 전 대표는 통합당의 패배가 사실상 확실시되자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당 대표직을 내려놓는다고 발표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이 예상되자 총선 패배에 책임을 지고 물러난 것이다.
황 전 대표는 "통합당은 반목 끝에 마침내 통합을 이뤄냈지만 화학적 결합에 시간이 부족했다"며 "총선 결과에 책임을 지고 모든 당직을 내려놓으며 성찰하겠다"고 말했다.
현실적으로 황 전 대표가 앞으로 통합당 당권을 지켜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도 깔려있는 결정으로 분석된다.
통합당의 총선 패배와 관련한 화살은 온전히 황 전 대표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황 전 대표가 사퇴를 결정한 만큼 통합당은 비상대책위를 꾸리고 총선 이후 새로운 진로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황 전 대표가 보수진영에서 가장 지지율이 높은 잠재적 대선후보로 꼽히는 만큼 2022년 대선에 출마를 노리며 정치적 재기를 노릴 가능성은 남아있다.
하지만 통합당이 새 지도부를 중심으로 재편되면 황 전 대표가 설 자리는 그만큼 좁아질 수밖에 없어 대선후보 선출을 본격화할 때까지 영향력을 유지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선도 나온다.
황 전 대표의 리더십은 총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미 여러 차례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통합당의 지역구 후보 공천과 비례대표 공천 과정에서 모두 황 대표의 결정에 반발하는 목소리가 나오며 내부 결속력을 다지는 데 실패했다는 평가가 있었다.
유승민 통합당 의원을 포함한 새로운보수당 출신 의원들도 황 전 대표와 계속 갈등을 빚어 왔다.
황 전 대표가 통합당 내부에 충분한 세력을 구축하지 못한 상태에서 총선 패배의 책임을 안게 된 만큼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에 스스로를 방어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던 셈이다.
황 전 대표는 제21대 총선 전략으로 '정권 심판론'을 앞세우고 강경한 발언을 쏟아내면서 통합당의 핵심 지지층인 보수세력을 결집하는 데 힘썼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보이던 상황에서 이런 전략이 국민 공감을 얻기 어렵고 중도층 유권자를 끌어안는 데 불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었다.
통합당은 총선 참패의 충격을 추스리면서도 당권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불붙을 게 뻔하다.
이 과정에서 황 전 대표는 한 발 물러나 있겠지만 보수진영에서 대선주자가 뚜렷히 부각되지 않는 상황에서 황 전 대표에게 다시 한번 기회가 돌아갈 가능성은 높다. 이런 과정에서 황 전 대표가 오뚝이 정치인의 면모를 보여줄 수 있느냐가 앞 길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