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 대우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 초 3개년 매출과 수주목표를 과감하게 내놓았는데 코로나19라는 예기치 못한 악재에 직면했다.

첫 해부터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다면 대우건설을 향한 시장의 신뢰도 하락할 수 있다.
 
대우건설 '3개년 목표' 의욕 보인 김형, 코로나19로 출발부터 고전

김형 대우건설 대표이사 사장.


4일 증권업계와 건설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대우건설이 올해 매출과 신규수주 목표를 달성하는 데 코로나19 장기화 여부가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건설은 연초 국내 건설사 가운데 처음으로 향후 3개년 매출과 수주목표를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경기 등 외부변수에 민감해 예측이 어려운 건설업 특성상 중장기 목표를 내놓는 것은 이례적 일로 평가된다. 

대우건설의 기업가치를 높이고 시장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김 사장의 의지가 그만큼 단단하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알 수 없어 기업가치 향상을 향한 과정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에 영향을 받는 변수로 신규 주택공급 일정 지연과 이에 따른 매출 감소를 들 수 있다. 

대우건설은 전체 매출의 60%가량을 주택사업에서 올리고 있다. 2020년 신규 주택공급 계획을 3만4천 세대 이상으로 제시하며 대형건설사 가운데서도 공격적 목표를 세웠다.

김열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사태가 2분기까지 장기화한다면 대우건설을 포함한 주요 건설사의 올해 주택공급 계획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로나19 여파로 신규 공급 전에 필요한 주택전시관 개관이나 조합원 총회 개최가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대우건설이 시공하는 883세대 규모의 대전 계룡푸르지오더퍼스트는 2월 말 공급이 예정됐지만 시행사 결정으로 일정을 5월로 연기했다.

올해 가장 주목받는 분양단지 가운데 하나인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사업(대우건설 시공 지분 21%, 2580세대)도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분양가 협의가 지연되면서 민간택지 아파트 분양가 상한제를 피할 수 있는 4월 분양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코로나19 확산이 이대로 계속된다면 해외수주도 문제가 될 수 있다. 대표적으로 한국인의 입국을 금지한 이라크를 들 수 있다.

대우건설은 이라크 정부의 재건사업인 알포 신항만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입국금지 조치가 장기화하면 프로젝트 진행에 차질이 생기고 추가 수주 일정도 미뤄질 수 있다.

김 사장이 신규사업으로 힘 줘 추진하는 리츠(부동산 투자신탁)사업도 차질이 생기고 있다. 

지난해 말 설립인가를 받은 대우건설의 리츠 자산관리회사(AMC) 투게더투자운용은 첫 번째 사업으로 베트남 스타레이크시티 개발사업 일부 단지에 공모 리츠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베트남 정부가 한국발 항공기 탑승객의 입국을 거부하면서 2월 말 예정된 현장실사가 연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7일부터는 한국과 베트남 항공편이 사실상 끊기면서 대우건설이 스타레이크시티 개발사업에 속도를 내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스타레이크시티 개발사업은 2025년까지 장기적으로 진행하는 사업이고 현지법인을 통해 공사가 진행되고 있어 현재 매출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대우건설 측은 설명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코로나19로 전체 매출이나 신규수주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며 “향후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홍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