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민주당에 따르면 수도권이 총선에서 승부처인 만큼 수원 5개 선거구 공천에 신중을 다하고 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당에서 수도권 대부분 지역에 총선 시뮬레이션을 돌리고 있다”며 “현역의원이라도 상대 후보들보다 확실한 우위에 있지 않으면 공천을 쉽게 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표 경기도 선대위원장은 특히 그의 지역구인 ‘수원무’를 포함해 수원의 5개 의석을 지키기 위해 후보들의 연대를 강조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19일 페이스북에서 “수원은 땅 면적에 비해 인구가 많은 지역으로 각 후보별로 선거운동을 나눠서 하면 효과적이지 않다”며 “(수원의) 5명 후보들이 하나로 똘똘 뭉쳐 함께 선거 캠페인을 펼칠 때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도권에는 전체 의석(300석)의 40%인 122석(경기 60석, 서울 49석, 인천 13석)이 몰려있다.
이 가운데서도 수원은 5개 선거구를 품고 있어 단일지역으로는 경기지역에서 의석이 가장 많은 곳이다.
민주당은 2016년 20대 총선 때 수원 5개 의석을 싹쓸이하며 수도권에서 83석(경기 41석, 서울 35석, 인천 7석)을 얻었다. 이를 바탕으로 새누리당(미래통합당 전신)을 제치고 원내 1당(123석)에 올랐다.
수원은 김 위원장이 국회의원에 4번 당선한 곳(수원영통, 수원정, 수원무)으로 김 위원장에게는 정치적 안방 같은 곳이기도 하다.
20대 총선에서는 수원 모든 선거구에서 민주당에 열렬한 지지를 보내줬던 만큼 수원을 빼앗긴다면 김 위원장에게 정치적 부담이 될 수 있다.
수원의 상황은 김 위원장에게 만만찮은 것으로 파악된다.
‘수원갑’ 선거구의 현역의원은 미래통합당의 이찬열 의원이다.
20대 총선에서 민주당에서 당선된 뒤 국민의당으로 옮겼다가 총선을 앞두고 바른미래당을 탈당해 미래통합당으로 당적을 옮겼다. 이 의원은 민주당 소속으로만(전신 포함) 3선을 했는데 그동안 경쟁해왔던 상대 정당으로 소속을 바꾼만큼 이번 선거에 임하는 각오도 남다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서는 김승원 전 판사과 이재준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전문위원이 수원갑 민주당 공천을 놓고 경쟁하고 있다. 민주당은 26일 오후 11시 수원갑 경선 결과를 발표한다.
‘수원을’ 선거구의 현역은 민주당 백혜련 의원이다. 통합당의 정미경 전 의원이 유력한 상대로 꼽힌다. 두 사람은 고려대 동문에다 검사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역대 전적은 백혜련 의원이 1패, 정미경 전 의원이 1승을 거뒀다. 2014년 수원을 보궐선거에서 정 전 의원이 백 의원을 이기고 당선했는데 20대 총선에서는 정 전 의원이 수원무로 지역구를 옮겨 백 의원과 리턴매치는 성사되지 않았다.
‘수원병’ 선거구의 현역의원은 민주당 김영진 의원이다. 김영진 의원은 20대 총선에서 당시 지역구 현역의원이었던 김용남 새누리당 의원을 누르고 당선했다. 김영진 의원은 김 위원장의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정계에 입문해 각별한 인연이 있다.
김용남 전 의원은 4년의 야인생활 동안 지역구를 착실히 닦으며 복수전을 준비해왔다. 2014년 보궐선거에서 손학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에 승리해 지역구를 차지했던 만큼 만만치 않은 저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이 선거구는 수원 팔달구를 품고 있는데 전통적으로 보수당 지지세가 강했다. 남경필 전 경기도지사가 2000년 16대 총선부터 2012년 19대 총선까지 지역구 의원을 지냈다.
‘수원정’ 현역의원은 민주당 박광온 의원이다. 박 의원은 김 위원장의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로 열린 2014년 보궐선거를 통해 19대 국회에 들어온 뒤 20대 총선에서 재선했다.
수원정은 애초 김 위원장의 지역구였다. 20대 총선에서 '가장 젊은 선거구'로 불릴 만큼 전체 유권자의 평균연령이 낮아 진보정당 후보가 상대적으로 유리한 곳으로 파악된다.
미래통합당에서는 임종훈 전 박근혜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실 민원비서관과 강경식 전 바른미래당 수원시장후보가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수원무’ 선거구에는 김 위원장이 출전을 준비하고 있다. 아직 김 위원장의 공천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민주당에서는 임진 전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 원장이 김 위원장을 상대로 도전장을 던졌다.
임 전 원장은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사람으로 분류된다. 이 때문에 임 전 원장의 수원무 민주당 공천 신청을 놓고 김 위원장과 이 지사의 대리전으로 보는 시선도 나온다. 김 위원장과 이 지사는 경기도지사를 놓고 2014년 경쟁을 벌였다.
미래통합당에서는 박재순 한국지방발전연구원 이사장이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김 위원장은 수원을 중심으로 한 경기남부 지역에서 민주당 총선 승리를 위해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20일 민주당 선대위 발대식에서 "경기도는 60석이나 되는 의석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결국 전국 선거의 성패가 경기도 선거 결과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무거운 책임감을 갖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우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