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13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경제계 간담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재계행사에 '화려하게' 복귀했다.
이재현 회장은 13일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한 ‘코로나19 대응 경제계 간담회’에 참석했다.
이 회장이 재계 간담회에 참석한 것은 2011년 이후 9년 만이다.
이 자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윤여철 현대차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등이 참석했다.
손경식 CJ그룹 회장도 경총(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자격으로 자리를 같이 했다.
삼성, 현대차, SK, LG, 롯데 등 재계 서열 1~5위 그룹 총수들이 참석하는 행사에 재계 서열순위 14위인 CJ그룹 오너일가가 2명이나 참석한 것이다.
청와대는 CJ그룹이 다른 그룹보다 자산 규모는 작지만 코로나19 확산과 연관성이 깊고 중국에서 하고 있는 사업의 규모, 5대 그룹과 업종 차별성 등을 고려해 참석 대상에 포함했다고 설명했다.
CJCGV는 중국에서 140여 개의 영화관을 운영하고 있으며 CJ제일제당도 중국에서 식품·바이오 생산시설 19곳을 운영하고 있다.
CJCGV의 성신여대점과 부천역점 등이 코로나19 확진자가 방문한 뒤 상당기간 휴업을 하는 등 코로나19 확산에 직접적 영향을 받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이재현 회장이 이번 간담회에 초청된 이유가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 등 4관왕을 달성한 ‘기생충’ 효과가 있다는 말도 나온다.
문 대통령도 “최근 우리 기업들이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으로 국민의 희망이 되고 있다”며 CJ그룹을 별도로 언급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CJ그룹이 투자한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에서 영예를 차지한 것은 한류 문화의 우수성을 또 한 번 세계에 보여준 쾌거”라며
이재현 회장에게 축하 인사도 건넸다.
이 때문에 그동안 공식석상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이재현 회장이 재계 간담회에 참석한 이유를 ‘기생충’의 성공에서 찾는 목소리가 나온다.
오랫동안 문화콘텐츠에 공을 들여온 만큼 그 결실에 자부심을 드러내는 행보라는 것이다.
CJ그룹이 박근혜 정권이 출범한 뒤 3개월 만에 강도 높은 검찰수사를 받고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이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올라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던 만큼 ‘기생충’ 성공에 따른 감회가 남달랐다는 후문이다.
이미경 부회장이 발로 뛰며 ‘기생충’을 세계에 알렸다면
이재현 회장은 ‘기생충’ 홍보작업에만 100억 원을 웃도는 통 큰 후원을 이어왔다.
이재현 회장이 2016년 광복 71주년 특별사면으로 풀려난 뒤 청와대가 주최하는 행사에 참석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박근혜 정부 이후 오랫동안 경색됐던 정부와 관계를 회복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이재현 회장이 긴 공백을 깨고 공식석상에 모습을 보이면서 앞으로 더욱 적극적 행보를 보일 것으로 점쳐진다.
2016년 사면 이후 인수합병을 통해 CJ그룹의 외형성장을 이뤄냈고 그 과정에서 불거진 재무 건전성 악화문제도 상당부문 해소하면서 CJ그룹의 성장을 본격적으로 꾀할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