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간 항공노선과 운항횟수를 늘리기로 한중 당국이 합의해 국내 저가항공사의 얼굴색이 밝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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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공항 출국장 모습. |
2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23~24일 제주에서 개최된 '한-중 항공회담'에서 양국을 오가는 항공편을 현행 45 노선 주426회에서 62노선 주 516회로 바꿔 주90회 늘리기로 합의했다. 12개 기존노선의 운항수를 주39회 늘리고 17개 노선을 개설해 주51회 더 운항하는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한중간 신규노선과 기존노선이 대폭 증대됨에 따라 다양하고 높은 수준의 항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그동안 중국시장을 대부분 부정기편으로 운항하던 우리나라 저비용항공사들의 안정적 운항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 국토부는 이번 조치로 중국 관광객 입국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봤다.
이번 한-중 항공회담은 애초 지난달 12일 열 예정이었으나 중국의 요청으로 연기됐다. 중국이 한국 항공사보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자국 항공사들의 피해를 우려해 방어적 입장을 고수했기 때문이다. 중국은 2006년 항공자유화협정을 맺은 후 우리나라에게 산둥성과 하이난다오 두 지역만 항공자유화를 허용하고 있다. 2006년 이후 양국간 수송객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그동안 중국에 공급력 증대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설득한 결과 이번 회담에서 공급력을 획기적으로 높이는데 합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2011년 한중 항공회담에서 우리나라는 김포~베이징 노선을 새로 만들 것을 요구한 반면 중국은 인천공항을 견제하기 위해 인천~베이징 노선의 일부를 김포~베이징 노선으로 돌릴 것을 고수했다.
정부는 그동안 한중 항공회담에서 베이징과 항공자유화 협정 체결을 추진하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펼쳐왔다.
이번 한중 항공회담 결과 그동안 정기 항공편이 없어 항공사들이 부정기편으로 운항하던 서울-스좌좡, 서울-난닝, 서울-옌청 등의 정기편이 신규로 개설됐다. 그동안 탑승율이 높았던 서울-베이징, 서울-광저우 등은 노선 운항편수가 늘어나게 된다.
화물운송에도 영향을 미친다. 화물 운수권도 주36회에서 주44회로 증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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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시장을 노리는 중국동방항공과 에어아시아 제스트 |
저가항공사들은 그동안 중국노선의 승객이 늘어나자 부정기편을 확대해왔다. 저가항공사인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중국노선 부정기 920편을 운항하는 등 중국노선을 저가항공사 중 가장 많이 운항했다. 중국노선 승객 수는 34만여 명에 이르렀다.
저가항공사 관계자는 “2006년 한국과 중국간 체결된 제한적 오픈스카이(산둥성과 하이난에 한함) 이후 중국과 항공자유화 협의가 지지부진한 상태”라며 “중국 노선이 하루빨리 자유화돼 저가항공사들이 경쟁력을 찾을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희망하기도 했다.
이번 한중 항공회담으로 최근 실적개선을 보이고 있는 저가항공사들은 더욱 실적이 좋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실적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저가항공사들은 기존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 항공사들과 치열하게 경쟁해야 한다. 또 아시아권을 위시한 해외 저가항공사들의 도전도 한층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 항공사는 가격 경쟁력 면에서 앞서고 있다. 또 저가항공사로 유명한 에어아시아나도 국내진출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외국 저가항공사들은 기존 항공사의 70~80% 수준의 요금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