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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남, 프리미엄 AP에서 삼성전자 독주체제 구축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5-08-23 11: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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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남, 프리미엄 AP에서 삼성전자 독주체제 구축  
▲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겸 시스템LSI사업부 사장이 지난달 15일 서울 강남구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에서 열린 수요사장단회의를 마친 후 로비를 나서고 있다.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겸 시스템LSI사업부 사장이 삼성전자의 ‘엑시노스’ 시리즈로 세계 프리미엄 모바일프로세서(AP)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을까?

프리미엄 AP시장은 미국 퀄컴의 ‘스냅드래곤’ 시리즈가 오랫동안 독점하고 있어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다.

퀄컴의 AP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이 출시하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탑재되며 프리미엄 스마트폰시장의 성장과 더불어 높은 판매량을 기록해 왔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지난해 출시한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노트4’부터 퀄컴 제품이 아닌 삼성전자가 자체적으로 개발하고 생산한 AP ‘엑시노스’ 시리즈를 탑재하며 전환점을 만들었다.

퀄컴은 프리미엄 스마트폰 최대 고객사인 삼성전자를 놓치고 고성능 AP 신제품 ‘스냅드래곤810’도 판매부진에 빠지며 이중고를 겪게 됐다.

김 사장은 삼성전자의 AP 위탁생산(파운드리)사업 확대로 애플의 아이폰 자체 AP ‘A9’에 이어 퀄컴의 차세대 제품 ‘스냅드래곤820’도 위탁생산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사실상 세계 프리미엄 AP시장에서 삼성전자가 대부분의 제품을 생산하며 독주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김 사장은 차세대 AP 공정기술인 10나노 핀펫 기술 연구개발에도 주력하며 삼성전자의 시장지배력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 삼성전자 반도체사업 전환점, 엑시노스 탑재 확대

23일 업계에 따르면 김기남 사장이 ‘엑시노스’ 시리즈 탑재 확대로 삼성전자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수직적 생산구조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부품 계열사인 삼성전기와 삼성SDI,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스마트폰 핵심부품을 모두 공급받는 데 이어 AP도 자체생산하며 삼성전자의 자체 생태계를 더욱 키우고 있다.

삼성전자는 13일 공개한 대화면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노트5’와 ‘갤럭시S6엣지 플러스’에 갤럭시S6시리즈에 탑재된 것과 동일한 프리미엄 AP ‘엑시노스7420’을 탑재했다.

엑시노스7420은 성능실험 앱 안투투에서 측정한 벤치마크 점수에서 퀄컴의 최신 AP인 ‘스냅드래곤810’보다 그래픽 성능과 처리속도 등에서 더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엑시노스7420은 삼성전자가 올해 출시한 프리미엄 스마트폰 네 종류에 모두 탑재되며 점차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AP는 스마트폰의 연산을 담당하는 두뇌에 해당하는 부품으로 대표적 비메모리 반도체다.

삼성전자가 생산하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자체적으로 개발한 AP를 탑재하기 시작한 것은 삼성전자의 반도체사업에 중요한 전환점이 됐다.

이는 성능이 중요하게 여겨지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기존의 퀄컴 제품이 아닌 삼성전자의 제품을 사용할 정도로 삼성전자의 AP기술력이 발전했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의미다.

  김기남, 프리미엄 AP에서 삼성전자 독주체제 구축  
▲ 삼성전자의 AP(모바일프로세서) '엑시노스7420'.
삼성전자는 지난해 출시한 ‘갤럭시노트4’에 프리미엄 스마트폰으로 처음 삼성전자의 AP ‘엑시노스5433’을 탑재했다. 갤럭시노트4의 일부지역 출시 모델에 퀄컴의 ‘스냅드래곤805’가 탑재됐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출시한 갤럭시S6시리즈와 하반기 출시한 제품에 모두 엑시노스제품을 탑재했다.

이것은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에서 퀄컴에 대한 의존도를 없애는 동시에 삼성전자 반도체사업의 실적을 대폭 끌어올리는 결과를 낳았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컨퍼런스콜을 통해 엑시노스7420을 해외 고객사들에게도 공급하겠다고 밝히며 AP제품의 수율과 생산량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이가근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출시된 주요 고객사의 신규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엑시노스7420이 탑재된다”고 밝혔다.

외신들에 따르면 엑시노스7420은 중국 메이주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신제품 ‘MX5프로’에 탑재되는 데 이어 점차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 기술에서 독주체제 굳히기

김 사장은 자체 AP 개발뿐 아니라 해외 주요 반도체기업이 개발한 프리미엄 AP제품의 위탁생산사업도 확대하며 프리미엄시장에서 독주체제를 굳히고 있다.

삼성전자는 애플의 아이폰 신제품 ‘아이폰6S’에 탑재되는 애플 자체개발 AP ‘A9’ 위탁생산 물량의 대부분을 담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삼성전자가 A9를 공동으로 공급하는 대만 TSMC에 비해 생산능력과 가격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와 TSMC는 퀄컴의 차기 AP ‘스냅드래곤820’의 위탁생산 수주 확보에도 주력하고 있다.

전자전문매체 익스트림테크 등은 삼성전자의 14나노 핀펫공정 기술력이 TSMC의 16나노 공정보다 앞서있어 퀄컴이 삼성전자를 선택할 것이 유력하다고 전망하고 있다.

김 사장이 삼성전자의 AP사업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던 것은 14나노 핀펫공정 기술개발에 경쟁사들보다 앞선 점이 주요원인으로 꼽힌다.

삼성전자의 14나노 핀펫공정은 반도체의 회로선 폭을 1억분의 1.4미터로 배열하는 정교한 공정으로 TSMC가 주력하는 16나노 공정에 비해 성능과 전력소모 측면에서 장점을 지닌다.

김 사장은 삼성전자가 20나노 공정기술로 AP를 생산하던 당시 16나노 공정기술 개발을 건너뛰고 곧바로 14나노 공정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삼성전자는 14나노 공정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양산에 성공해 세계 AP시장을 선점할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김기남, 프리미엄 AP에서 삼성전자 독주체제 구축  
▲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겸 시스템LSI사업부 사장이 2014년 12월 5일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자랑스런 삼성인상 시상식에 참석하기 위해 건물 로비에 들어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애플의 A9과 자체AP 엑시노스7420을 모두 14나노 공정으로 생산하고 있다. 퀄컴의 스냅드래곤820을 수주한다면 이 역시 14나노 공정으로 생산될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은 삼성전자의 시장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차세대 기술인 10나노 공정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김 사장은 “10나노 공정의 AP 생산은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며 “다음해 하반기부터 양산을 시작해 고객사에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TSMC 역시 14나노 공정기술 개발을 건너뛰고 곧바로 10나노 기술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모리스 창 TSMC 회장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TSMC는 10나노 기술개발에 투자를 확대해 올해 말까지 고객사의 제품수주를 마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TSMC가 10나노 공정기술 개발로 노리고 있는 것은 세계 최대 프리미엄 스마트폰 생산자인 애플의 차기 아이폰 신제품의 AP 위탁생산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전자전문매체 BGR은 “현재 아이폰 차기 신제품의 AP 수주경쟁을 위한 10나노 공정기술 개발에서 TSMC가 삼성전자에 한 발 더 앞서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김 사장은 프리미엄 AP 위탁생산에서 TSMC와 경쟁에 이겨야만 삼성전자의 독주체제를 더욱 굳힐 수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삼성전자 반도체 위탁생산사업의 소개영상을 공개하고 10나노 제품 양산일정을 공식화하는 등 삼성전자의 기술력 알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 퀄컴 스냅드래곤820 공개, 삼성전자의 대응

퀄컴은 끝없는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고객사인 삼성전자를 놓친 데다 삼성전자의 AP 고객사 확대로 시장을 더 잃을 위기에 처해있기 때문이다.

퀄컴은 올해 2분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이 14%, 순이익이 47% 감소한 경영실적을 내놨다. 이에 따라 퀄컴은 직원의 15%를 구조조정하는 등 조직개편에 나서고 있다.

퀄컴은 AP제품 판매확대를 위해 LG전자와 협력을 강화했다. 하지만 퀄컴의 스냅드래곤810이 탑재된 LG전자의 G플렉스2와 스냅드래곤808이 탑재된 G4는 판매가 부진하다.

퀄컴의 최신 AP ‘스냅드래곤810’은 발열이 심해 사용이 불편하다는 논란이 일면서 퀄컴의 기술력에 오명을 남겼다.

  김기남, 프리미엄 AP에서 삼성전자 독주체제 구축  
▲ 스티브 몰렌코프 퀄컴 CEO.
퀄컴은 애플 아이폰에 공급하던 통신모듈의 물량 대부분을 인텔에 빼앗길 위기에도 처해있다.

이에 따라 퀄컴은 프리미엄 AP시장에서 활로를 찾기 위해 차기 신제품 ‘스냅드래곤820’에 온힘을 쏟고 있다.

퀄컴은 최근 세계 그래픽기술 컨퍼런스 ‘시그래프2015’에서 스냅드래곤820을 공개하며 개선된 성능을 강조했다.

퀄컴에 따르면 스냅드래곤820은 이전 제품인 ‘스냅드래곤810’보다 그래픽 성능이 40% 향상되고 전력소모도 40%나 적다.

퀄컴은 스냅드래곤에 적용된 신기술로 스마트폰에서 2500만 화소급 초고화질 사진촬영이 가능해졌으며 4K급 고화질 동영상촬영도 지원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퀄컴의 스냅드래곤820에 맞서 삼성전자가 개발중인 AP 신제품 ‘엑시노스7422’로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엑시노스7422는 스마트폰의 여러 모듈을 하나의 기판에 탑재하는 ‘이팝’(ePOP) 기술을 탑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스마트폰 내부공간을 절약할 수 있으며 전력소모와 성능도 장점을 지닌다.

애초 엑시노스7422가 갤럭시노트5에 탑재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그러냐 김 사장은 엑시노스7422의 출시일정을 다음해로 미뤄 퀄컴의 스냅드래곤820과 정면대결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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