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이 정부의 석탄발전 감축정책의 강화로 실적 부담을 더 크게 안게 됐다.
2일 전력업계에 따르면
이낙연 국무총리가 이번 겨울철에 석탄발전기 8~15기를 가동정지하고 나머지 석탄발전기도 최대 가동수준을 제한하기로 하며 한국전력은 발전단가 상승에 따른 실적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에 나온 석탄발전 감축정책은 기존에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에너지전환정책과는 별도로 미세먼지 대응을 위해 국가기후환경회의가 내놓은 제안을 정부가 받아들여 국정현안점검회의에서 확정한 것이다.
석탄발전 비중이 줄면 더욱 비싼 연료로 전환해야하기 때문에 원가가 늘어 수익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유연탄과 무연탄 등 석탄은 원자력을 제외하면 비교적 값이 싼 연료로 꼽힌다.
전력통계정보 시스템에 따르면 11월 1kWh당 연료비단가는 원자력 5.96원, 유연탄 55.67원, 무연탄 70.4원, 유류 184.73원, 액화천연가스(LNG) 82.46원 등으로 산출됐다.
이 때문에 석탄발전 감축을 추진하는 정부 에너지전환정책은 그동안 한국전력 실적악화에 상당히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전력은 2018년 6년 만에 적자로 돌아선 뒤 올해 2분기까지 적자기조를 유지했다. 증권업계에서는 한국전력이 올해도 연간 적자를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유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기대했던 석탄 단가 하락효과가 예상보다 덜 나타나 3분기 실적도 기대에 못 미쳤다”며 “올해도 연간 기준으로 영업적자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권업계는 전기요금을 인상을 한국전력 실적 개선에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는다.
손지우 SK증권 연구원은 “한국전력의 본격적 실적 개선을 위해 결국 전기요금 인상이 필요하지만 정부의 현재 기조에서 전기요금 인상을 기대하기 쉽지 않다”고 바라봤다.
11월28일에 열린 한국전력 이사회에서도 전기요금 체계개편 관련 안건이 상정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전력은 7월에 11월30일까지 전기요금 체계개편안을 마련해 2020년 6월 말까지 정부의 인가를 얻겠다고 공시한 적이 있는데 애초 약속을 지키지 못한 셈이다.
김종갑 한국전력 사장은 10월에 한 매체에서 전기요금 특례할인제도를 모두 폐지하는 방향으로 가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특례할인제도 폐지는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내놓자 김 사장도 “한국전력이 일방적으로 전기요금 특례할인을 폐지할 수 없다”며 자세를 낮춘 바 있다.
전력업계에서는 내년 4월 총선 이전까지는 정부에서 국민들에게 부담을 줄 수 있는 전기요금 인상 논의를 본격적으로 진행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석탄발전을 감축하면 비용이 수반되는 것은 불가피하다”면서도 “내년 3월까지 석탄발전 감축방안을 시행하고 상반기 중 실제로 소요된 비용을 정확히 산정해 전기요금 조정 필요성과 세부 조정방안을 검토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한국전력은 석탄발전 감축에 따른 비용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전기요금 인상을 놓고 정부의 처분을 기다려야 하는 처지에 놓이며 실적 불확실성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바라봤다.
정부는 11월2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겨울철 전력수급 및 석탄발전 감축대책’을 확정하며 석탄발전 비중을 대폭 낮추기로 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석탄발전소는 올해 12월부터 내년2월까지 미세먼지 배출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 줄이도록 가동을 일부 중단하거나 발전량을 제한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