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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 |
박근혜 대통령이 광복절 특별사면 의지를 밝히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박 대통령이 대선 공약사항으로 내건 사면권행사 제한 약속을 스스로 저버렸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사면범위와 대상을 놓고도 뒷말과 추측이 무성하게 나온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영록 수석대변인은 14일 국회 브리핑에서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사면검토 지시를 두고 국민적 의구심이 적지 않다”며 “그 배경을 의심케하는 전 정권 부패인사와 재벌기업인에 대한 특혜성 사면은 없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수석대변인은 사면대상에 이명박 전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 신재민 전 장관, 박영준 전 차관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수석대변인은 재벌총수가 사면대상에 거명되고 있는 데 대해서도 “횡령과 사기 등으로 수감돼 있는 재벌들이 사면대상으로 거론되는 것도 사면취지에 부합하는지 의심스럽다”고 꼬집었다.
그는 “국민의 지원으로 성장한 재벌기업이 경제난국에서 사회적 역할을 다하고 있는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서 사면특혜까지 받아서는 곤란하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13일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광복 70주년을 맞아 “국가발전과 국민대통합을 이루기 위해 사면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취임 이후 2년 반이 넘은 지금까지 지난해 1월 서민 생계형 범죄 외에 특사를 실시한 적이 없었다.
사면권 행사 제한은 박 대통령의 공약사항이었다. 박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이던 2013년 1월 “국민정서와 배치되는 특별사면은 좀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면서 “부정부패나 비리에 연루된 사람들에 대한 사면은 국민을 분노케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4월28일 대국민 메시지에서도 “법치주의를 확립하기 위해 사면은 예외적으로 특별하고 국가가 구제해 줄 필요가 있는 상황이 있을 때만 행사하고 그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당시 성완종 전 경남그룹 회장을 언급하며 특히 경제인 특별사면은 납득할 만한 국민적 합의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라고 못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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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태원 SK그룹 회장. |
이 때문에 박 대통령이 불과 두 달여 만에 말 바꾸기를 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노회찬 정의당 전 대표는 14일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박 대통령이 대선 때 대기업 지배구조와 경영인의 중대범죄는 아예 사면권 행사를 하지 않겠다고 공약을 했다”며 “약속을 지키는 대통령으로 계속 남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노 전 대표는 특히 기업인 사면과 관련해 “기업인이라고 해 더 특혜를 받아서도 안되고 불이익도 없어야 한다”면서도 “회사자금을 횡령해서 회사 이미지와 막대한 손실을 끼친 사람을 풀어주는 것은 경제논리 자체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 대통령이 메르스 사태 이후 지지율이 30%대로 추락하고 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 문제로 당청 갈등의 골이 깊어지자 국면전환용으로 사면카드를 꺼내들었다는 의견이 많다.
사면 규모와 대상을 둘러싼 논란도 뜨겁다. 정치권 인사 가운데 홍사덕 전 국회의원, 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 등이 사면대상에 거명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법치주의 훼손없는 국민대통합 사면이 돼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야권 인사들 가운데 이광재 전 강원지사와 정봉주 전 의원이 사면 후보군으로 분류되고 있어 야당도 사면권 행사 자체를 반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업인으로 최태원 SK그룹 회장 형제, 구본상 전 LIG넥스원 부회장 등과 집행유예 상태인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거명된다.
특별사면은 대통령 고유권한이지만 형식적으로 법무부 사면심사위원회가 특사대상을 선정해 건의하는 법적 절차를 밟는다. 사면은 국회동의도 받을 필요가 없으며 법무부 역시 대통령 사면권 행사를 보좌하는 역할만 한다. 사실상 청와대의 의중이 제일 중요하다는 얘기다.
청와대는 국가발전과 대통합을 위한 사면이란 대원칙만 강조할 뿐 정해진 것은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인다. 특혜시비가 불거지지 않도록 국민여론 추이를 지켜보며 범위와 대상을 확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14일 기자간담회에서 사면과 관련해 “국가발전과 국민대통합을 위한 사면이기 때문에 통 크게 대사면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