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에어가 국토교통부의 제재 속에서 성수기를 맞이하게 되면서 자구책 마련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2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의 진에어 제재 해소시점을 점점 예측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 최정호 진에어 대표이사.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레포트를 내고 “진에어는 약속했던 경영문화 개선방안을 모두 완료했다고 주장하지만 정부는 판단을 유보하고 있다”며 “여름 성수기 전에는 제재가 해소될 것으로 기대했었지만 현재로서는 정부의 제재 해소시점을 예측하고 판단하는 것 자체가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3분기는 여름휴가, 추석연휴 등이 몰려 있어 항공업계의 전통적 성수기로 여겨진다.
하지만 국토교통부의 제재가 예상과 다르게 2분기 말까지도 해소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진에어는 제재를 해소하지 못한 채 성수기를 맞이해야 할 상황이 됐다.
진에어는 국내 저비용항공사 가운데 유일하게 대형 항공기인 B777을 보유하고 있다는 강점을 최대한 활용하고 진에어만의 차별화된 서비스를 통해 성수기 실적 개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진에어는 B777 항공기를 여객 수요가 높은 일본과 태국 노선 등에 활용할 계획을 세웠다. B777은 한번에 300여 명을 태울 수 있다. 현재 대부분 저비용항공사의 주력기종은 B737-800 항공기로 최대 좌석 수는 180석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항공사의 수익성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탑승률이다. 항공사는 탑승객의 수와 상관없이 항상 정해진 항로를 비행해야하기 때문에 탑승률이 높을수록 항공사의 수익성은 높아진다.
특히 대형 항공기의 수익성은 탑승률의 영향을 소형 항공기보다 더 많이 받는다. 한 번 비행할 때 소형 항공기보다 더 많은 인력과 연료를 소모하기 때문에 탑승률이 낮을 때 수익성이 소형 항공기보다 많이 저하되는 반면 한 번에 많은 사람을 수송할 수 있기 때문에 탑승률이 높을 때 수익성 개선폭도 소형 항공기보다 훨씬 크다.
B737 시리즈의 최신 기종인 B737-MAX8 항공기의 운용이 아직까지 불투명한 상황에서 중·장거리 노선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해준 다는 것도 B777의 장점이다. 국토부 제재가 B737-MAX8의 운항 제한보다 먼저 풀린다면 중거리노선 신규 취항 등을 다른 저비용항공사보다 한 발 앞서 검토할 수 있다는 뜻이다.
진에어 관계자는 “B777은 많은 승객을 수송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현재는 수익성이 높은 노선에 투입해 운용하고 있다”며 “제재가 해소되면 B777을 이용한 장거리 노선 운항도 검토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저비용항공사와 차별화되는 서비스 역시 성수기에 진에어의 강점이 될 수 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공항 슬롯의 포화로 공급을 늘리기 어려워진 만큼 외형 확대를 통한 규모의 경제보다 진에어의 서비스 경쟁력이 더 중요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진에어는 현재 국내 저비용항공사 가운데 유일하게 간이 기내식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특가 항공권을 이용할 때 무료 위탁수하물을 제공하는 것도 진에어가 유일하다.
진에어 관계자는 “무료 위탁수하물과 무료 기내식은 다른 저비용항공사와 진에어를 차별화해줄 수 있는 서비스”라며 “아직까지 이 서비스들의 폐지를 검토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