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준 회장이 포스코 재무건전성 강화를 위해 비상장 계열사들의 기업공개를 추진하고 나섰다.

  권오준, 포스코 계열사 3곳 기업공개  
▲ 권오준 포스코 회장

11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최근 포스코에너지의 기업공개 주관사를 선정 중이다. 또 상반기 안에 한두 곳의 주관사를 선정하고 올해 안에 상장하는 것을 목표로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에너지의 기업공개가 재개되면서 포스코특수강과 포스코건설 등 증시침체로 기업공개를 보류했던 비상장 계열사들의 기업공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포스코에너지와 함께 포스코특수강이 올해 안에 상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포스코건설의 기업공개는 2015년으로 잠정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포스코에너지를 비롯한 비상장 계열사들의 기업공개에 박차를 가하면서 재무건전성 강화를 꾀하고 있다.


권 회장은 취임 전부터 철강본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재무구조를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해왔다. 또 지난달 14일 취임한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준양 전 회장이 추진했던 신사업들을 전면 재검토하겠다”면서 “비상장 계열사들을 기업공개를 통해 상장시키고 재무적, 전략적 투자자들을 유치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권 회장이 기업공개를 추진하기에 앞서 우선적으로 불필요한 계열사 정리에 들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유사사업을 진행하는 계열사들을 통폐합하는 것이 기업공개를 하는 것보다 성과를 내는 데 빠르고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계열사 정리 대상으로 정 전 회장이 사업 확장에 힘을 쏟았던 포스코ICT와 포스코플렌텍이 거론됐다.


하지만 권 회장은 계열사 정리에 앞서 기업공개를 추진하면서 포스코의 재무구조 개선과 함께 조직 안정에도 신경을 쓴 것처럼 보인다. 


포스코는 이번에 주관사 선정에 나선 포스코에너지를 비롯해 기업공개가 예정돼 있는 포스코특수강과 포스코건설의 최대주주다. 포스코에너지와 포스코특수강, 포스코건설의 지분을 각각 77.58%, 94.74%, 89.53%씩 보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포스코는 연결재무제표 상으로 자회사의 부채를 자기부담으로 인식한다. 따라서 각각의 자회사들이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부채를 탕감한 만큼 포스코의 재무 부담도 줄어들게 된다. 

투자은행업계는 포스코가 계열사들의 기업공개를 추진하자 반색하고 나섰다. 포스코 계열사들은 기업공개 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보기 드문 대어급 종목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포스코에너지의 기업공개 규모가 1조 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포스코의 지분을 제외한 나머지 지분 가치만 해도 6천억 원이 넘는 데다 재무구조 개선을 꾀하는 포스코가 최소 5천억 원에 해당하는 지분을 내놓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에 투자은행들은 포스코 모시기 물밑작업에 들어갔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포스코 계열사 상장 주관사 자리만 따내면 지금의 어려움을 상당 부분 이겨낼 수 있다”며 “증권사별로 기업공개 제안서 등을 작성해 적극적으로 영업을 시작하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