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이 수익성 개선에 주력하는 상황에서 ‘입국장면세점’이라는 악재에 직면했다.
2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31일 처음으로 문을 여는 입국장면세점은 항공사들의 ‘알짜 수입원’인 기내면세점 운영에 타격을 줄 수 있다.
일반적으로 기내면세점의 주력상품으로는 주류, 화장품 등이 꼽힌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기내면세점의 구매 패턴은 여타 면세점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보통 주류와 화장품, 홍삼과 초콜렛 등 식품류의 구매율이 높다”고 말했다.
담배를 판매하지 못하는 입국장면세점들이 주류와 화장품의 판매에 주력하게 되면 기내면세점이 타격을 받게 된다.
기내면세점과 입국장면세점은 주요 수요층이 겹친다는 점도 항공사들에게는 악재다.
기내면세점과 입국장면세점은 모두 여행이 끝나고 우리나라로 돌아오는 고객들을 주요 수요층으로 두고 있다. 비교적 중량이 무거운 주류의 기내면세점 판매 비중이 높은 것도 이 때문이다.
입국장면세점은 특히 최근 수익성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에게 부담을 안겨줄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매각을 앞두고 매물로서 가치를 높이기 위해 수익구조를 개선하고 수익성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24일 대형항공사로서는 이례적으로 출발 임박 노선 항공권을 특가에 판매하는 ‘주말 드림페어’ 이벤트를 진행했다.
7월부터는 인천~러시아 하바로프스크·사할린 노선과 인천~델리 노선의 운항을 중단하고 9월부터는 국제선 전 노선에서 퍼스트 클래스 제도를 폐지할 계획도 세웠다. 직원들을 대상으로 무급휴직 제도와 희망퇴직 제도도 시행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항공사의 ‘알짜 수입원’으로 꼽히는 기내면세점사업이 타격을 입는 것은 아시아나항공에게 뼈아플 수 있다.
2017년 기준 아시아나항공이 기내면세점 사업에서 거둔 매출은 964억 원 수준이다. 별도기준 아시아나항공 2017년 매출의 약 1.55%에 해당하는 수치다.
하지만 일반면세점사업과 달리 기내면세점사업은 영업이 기내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영업장을 마련하고 유지하는 데 비용이 들지 않는다. 객실승무원들이 판매를 담당하기 때문에 인건비 역시 일반면세점사업보다 절감된다. 기내면세점이 항공사들의 알짜 수입원으로 불리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이 프로모션 등을 통해 수요의 이동을 방어하려 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아시아나항공의 저비용항공 자회사인 에어부산은 6월 한 달 동안 기내면세점 면세품을 최대 50%까지 할인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하겠다고 28일 밝히기도 했다.
입국장면세점은 중소·중견 기업이 운영하게 되는 만큼 아시아나항공이 기내면세품의 품질을 높여 소비자를 붙잡아 두는 전략을 취할 가능성도 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입국장면세점 시행과 관련해서 따로 항공사가 드릴 수 있는 말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