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세훈 대표가 이끄는 다음커뮤니케이션(다음)이 성공적인 기업 지역 이전 사례로 떠올랐다. 제주도로 기업 이전을 시작한 지 10년 만에 3천억 원에 가까운 경제 효과를 거뒀기 때문이다. 현지 출신 인재 고용률도 50%를 넘겼다. 최 대표는 현재 공사중인 제주 본사 2차 사옥 ‘스페이스닷투’가 완공되는 대로 더 많은 직원을 제주도로 끌어들이기로 했다.


제주발전연구원의 한승철 연구원은 7일 발표한 ‘다음(DAUM) 제주 이전 10년과 지역경제 파급효과’를 통해 2004년 본사를 제주로 이전한 다음이 지난 10년 동안 제주도 경제에 미친 생산 유발효과와 부가가치 유발효과를 더하면 2932억 원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고용유발 효과도 2705명으로 집계했다.

  다음 본사 제주 이전 "성공했다" 평가  
▲ 최세훈 다음커뮤니케이션 대표

한 연구원이 정의한 파급효과는 제주도에 근무하는 직원들이 받는 급료를 어떻게 쓰는지 따지는 소비지출 효과, 접대비와 도서인쇄비 등 영업비용 지출을 본 영업활동 효과, 건설투자에 따른 지역 건설경기 부양 효과를 토대로 했다.


한 연구원은 다음에서 일하는 제주도 지역 인재가 전체의 53%에 이른다고 밝혔다. 올해 3월 기준으로 다음커뮤니케이션과 다음서비스에 고용된 제주도 출신 사원은 각각 38명과 427명으로 총 465명이다. 다음커뮤니케이션 제주도 근무자 416명과 다음서비스 449명을 더한 865명의 절반을 넘는 수준이다. 본사 근무자 380명 중 10%인 38명을 제주 출신으로 뽑는 등 제주도 인재 우선채용정책을 펼친 결과로 보인다.


다음은 2004년 3월 제주도와 ‘제주 프로젝트 추진 협약’을 맺으면서 기업이전을 시작했다. 이후 인터넷지능화연구소, 미디어본부, 글로벌미디어센터(GMC) 등을 거쳐 2009년 주총에서 본사 제주도 이전을 결의했다. 2012년 4월 본사 사옥인 스페이스닷원을 개장하면서 제주도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었다.

한 연구원은 “(다음의 본사 이전은) 일차산업과 관광산업 위주인 제주도가 기업유치를 통해 산업구조 개편 및 지역경제 도약을 이룰 수 있다는 인식전환 등 많은 시사점을 줬다”고 평가했다. 이어 다음에 대해 “수도권 기업으로써 처음 제주 이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며 “제주도에 이전했거나 이전하려는 기업의 불안감을 덜어주고 성공할 수 있다는 신뢰감을 주는 IT분야 선도기업”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제주도에 입주한 기업은 총 52개다. 이 중에는 넥슨 지주회사인 NXC와 ‘알집’으로 유명한 이스트소프트도 있다. 이전을 추진 중인 기업까지 합치면 약 90여 개에 이른다.


제주도 관계자는 “관광 서비스와 농어업 중심인 지역산업구조를 탈바꿈하기 위해 수도권 기업 유치를 추진했지만 섬이라는 특성 때문에 쉽지 않았다”며 “그러나 다음이 입주한 후 기업이전이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한 연구원은 이를 놓고 “제주가 IT 거점으로 변신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며 “(이런 IT 기업들을 통해) 제주지역 산업구조의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직원들의 평가도 좋은 편이다. 지난해 다음에서 실시한 자체 조사에 따르면 제주도에서 일하는 사원 중 91.3%가 ‘제주도 생활에 만족한다’고 대답했다. 다음 관계자는 “창의적인 근무 공간에서 업무 생산성이 향상된 결과다”고 풀이했다.


다음과 제주도의 협업은 앞으로도 계속된다. 최 대표는 이날 제주 본사 2차 사옥 스페이스닷투를 완공하고 서울 직원 300여 명을 추가 발령해 이달 중 입주한다고 밝혔다. 제주도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좋은 평을 내린 것이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최 대표는 “(다음의) ‘즐거운 실험’ 10년은 제주도 이전이라는 초기 도전을 넘어 지속 가능한 구성원과 회사, 그리고 사회를 만들기 위한 설레는 정착의 시작이었다”며 “지역 경제와 사회 발전에 이바지하고 글로벌 허브 제주국제자유도시에서 세계적 기업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