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성, 왜 중앙대 이사장과 두산중공업 회장에서 물러나나  
▲ 박용성 중앙대학교 재단 이사장 겸 두산중공업 회장

박용성 중앙대학교 재단 이사장이 물러났다.

박 이사장은 중앙대 이사장 직책은 물론이고 두산중공업 회장과 대한체육회 명예회장 등 모든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박 이사장은 중앙대 구조개편안에 찬성하지 않는 교수들의 목을 치겠다는 막말 이메일을 보낸 사실이 드러나며 치욕스럽게 퇴진하게 됐다.

박용성 이사장은 21일 발표한 입장발표문에서 “최근 중앙대와 관련한 사태에 이사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퇴의사를 표명했다.

박 이사장은 “대학의 발전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며 “이 과정에서 논란과 물의를 일으켜 학내 구성원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말했다.

박 이사장은 지난달 24일 이용구 총장을 비롯해 대학 임원 20여 명에게 이메일을 보내 “인사권을 가진 내가 법인을 시켜 모든 걸 처리할 것”이라며 “그들이 제 목을 쳐 달라고 목을 길게 뺐는데 안 쳐주면 예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 이사장의 이메일 내용은 대학 구조개편에 반대하는 교수들을 인사조치하겠다는 내용으로 해석된다. 박 이사장은 메일에서 “가장 피가 많이 나고 고통스러운 방법으로 내가 쳐줄 것”이라고 교수들에 대한 적의를 보였다.

중앙대는 2016년부터 학과제를 폐지하고 단과대학별로 신입생을 모집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학사구조 개편을 추진했다.

그러나 중앙대 교수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이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비대위는 “대한민국 고등교육을 파괴하는 행위”라며 “기업이 대학을 장악했을 때 나타나는 문제”라고 비판했다.

박 이사장은 또 다른 이메일에서 비대위를 ‘비데(Bidet)위’, ‘조두(鳥頭)’라고 폄하하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했다.

중앙대는 2008년 두산그룹에 인수된 이후 성과중심의 기업문화에 따라 운영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중앙대는 2010년에도 18개 단과대를 10개로 줄이고 77개 학과를 46개로 통폐합해 ‘기업식 구조조정’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중앙대는 최근 중앙대 캠퍼스 통폐합과 적십자간호대학 인수 과정에서 부당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이달 초 중앙대 상임이사를 지낸 이태희 두산 사장을 소환조사했다.

이 때문에 박 이사장 사퇴는 검찰수사가 박 이사장과 두산그룹으로 확대되는데 대한 부담 때문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검찰은 조만간 박 이사장을 소환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