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미국 정부의 화웨이 공세에 따른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분석됐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14일 “글로벌 통신장비 공급 1위인 화웨이와 4위사인 ZTE가 미국 정부의 화웨이 금지령으로 판매가 위축됨에 따라 노키아와 에릭슨은 물론 삼성전자의 시장 점유율 확대가 예상된다”며 “삼성전자는 2020년 통신장비시장 점유율 목표를 20%로 잡았는데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가능성이 있다”고 바라봤다.
 
삼성전자, 화웨이 통신장비 향한 미국 정부 압박의 반사이익

▲ 전경훈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장 부사장.


노키아와 에릭슨, 삼성전자의 통신장비시장 점유율은 각각 23%, 27%, 3%(2017년 매출 기준)으로 집계됐다. 화웨이의 시장 점유율은 28%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정부는 보안 문제를 들며 화웨이를 향한 압박 수위를 높여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13일 블룸버그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동유럽을 순방하고 있는 미국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11일 헝가리에서 “미국의 중요한 시스템이 있는 곳에 화웨이 장비가 있다면 미국으로서는 그런 곳들과 협력하는 게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며 “우리는 그 장비를 쓸 때 찾아오는 기회와 위험을 확실히 인식시키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는 화웨이 통신장비 비중이 70%를 차지하고 있는 헝가리 뿐 아니라 동유럽 전체에 미국이 커다란 경고를 한 것으로 풀이됐다.

또 블룸버그는 미국 T모바일이 하원 에너지상무위원회 통신기술소위 청문회를 앞두고 ‘우리 망 어디에서도 화웨이나 ZTE 네트워크 장비를 쓰지 않겠다’는 내용의 서면을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이로써 지난해 말 버라이존, AT&T, 스프린트가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화웨이를 배제한 데 이어 T모바일까지 합세해 미국 통신망 98.6%를 장악한 1~4위 통신업체 모두가 중국 장비를 사용하지 않게 됐다. 

박 연구원은 “화웨이의 글로벌 통신장비 공급업체 1위사의 위상은 향후 위축될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수혜가 예상됨에 따라 삼성전자 통신장비에 메탈케이스를 공급하는 서진시스템이나 광커넥터를 공급하는 오이솔루션, 기지국 부품을 공급하는 케이엠더블유 등도 함께 수혜를 볼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