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분야에서도 인공지능 관련 기술이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인공지능 스타트업 뷰노는 설립된 지 4년 만에 코스닥 입성을 앞두고 있는데 뷰노의 성공 요인은 산업과 아이템을 제대로 선정한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코스닥 두드리는 뷰노, 인공지능 의료기술로 기회의 땅 차지하다

▲ 김현준 뷰노 전략총괄이사. <비즈니스포스트 이정은 기자>



18일 업계에 따르면 의료 분야에도 인공지능(AI) 기술 등을 활용하는 정보기술(IT)회사가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김현준 뷰노 전략총괄이사(CSO)는 10월 네이버D2SF 주최로 열린 콘퍼런스에서 “진입하기는 어려운 데 들어오고 나면 괜찮은 곳이 의료시장”이라고 말했다. 

김 이사는 “삼성을 다니다가 퇴사한 뒤 망망대해에 떨어진 기분이었다”며 “그러나 방향을 잘 선택하면 앞으로 나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이사는 삼성종합기술원 출신으로 인공지능, 딥러닝 등 관련 기술 전문가다. 회사를 나오면서 관련 기술을 이용한 사업을 구상했을 뿐 구체적 산업과 아이템은 정하지 못했다. 

그는 “딥러닝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할 때 아이템이 너무 많아서 문제였다”며 “정말 할 것이 많아 보이는데 선택이 어려워 한국의 모든 산업을 다 들여다보게 됐다”고 말했다. 

산업을 들여다 보다가 몇 가지 기준을 정했다. 

김 이사는 “기술을 개선하고 난 뒤 돌아오는 보상이 적은 것은 뺐다”며 “생산성이 비약적으로 향상되지 않고 조금만 향상되는 것도 제외했다”고 말했다. 

대기업에 팔 수 있는 사업도 제외했다. 그는 “사업을 하고 난 뒤 대기업에게 플랫폼을 팔게 되면 돈을 많이 벌긴 하지만 남 좋은 일만 하게 되는 것”이라며 “대기업이 우리의 기술을 사고 나서 내재화해 버리면 그 뒤로 우리는 아웃되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김 이사는 “남들이 굉장히 빠르게 따라올 수 있는 사업은 파이를 나눠먹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며 진입이 어렵고 독점적으로 시장을 장악할 수 있는 곳을 찾았다. 

이런 과정을 거쳐 선택한 시장이 의료시장이었다. 

뷰노가 처음으로 개발한 의료 기술은 아산병원에서 의뢰를 받은 것으로 폐의 손상 정도를 구분해주는 기술이다. 폐가 손상되면 형태에 따라 6가지로 구분되는데 딥러닝 기술 등으로 폐의 패턴 등을 정량화해 기존 의료 기술의 성능을 높였다. 

뷰노가 폐 관련 기술을 완성한 것은 한 달만에 이뤄진 큰 성과인 셈이어서 병원 측에서도 좋은 반응을 보였고 김 이사도 의료시장에서 가능성을 보게 됐다.

의료시장에서 딥러닝 기술로 사업을 하는 곳이 거의 없었고 초기 시장이었기 때문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봤다는 것이다.

김 이사는 “의료라는 분야는 몰랐던 분야였기 때문에 기회를 볼 수 있었던 것”이라며 “시장이 없는 곳이면 시장을 만들면 독점하거나 큰 이득을 취할 수 있지만 그만큼 위험도 컸다”고 말했다.

뷰노가 본격적으로 의료 보조기기를 만든 것은 ‘골 연령 진단’ 기기였다. 사람 손의 뼈(수골)의 연령을 진단해주는 기기를 개발하기로 아이템을 정한 것이다. 

김 이사는 이 아이템을 선택한 이유로 ‘덜 위험한 것’ ‘시장이 존재하는 곳’ ‘문제가 명확한 것’ ‘시장 규모의 성장성’을 꼽았다. 

기기가 잘못돼도 사람의 생명과는 거리가 먼 분야여서 식약처에서 허가를 내주는 것이 비교적 쉬울 것이라고 봤다고 한다.

뷰노는 의료 보조기기를 상품화해 출시했는데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받는 데는 2년이 걸렸다. 뷰노는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한 의료기기로는 최초로 식약처로부터 5월에 허가를 받았다.

그는 “허가받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라며 “뷰노의 제품으로 식약처에서 아예 새로운 기준을 만들기도 했다”고 말했다. 

뷰노가 내놓은 상품은 시장의 반응을 받으면서 개선되고 있다. 그는 “제품을 내놓고 시장의 평가를 받다보면 최선에 가까워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뷰노가 내놓은 ‘뷰노 메드 본에이지’는 현재 국내 유명 대학병원 20곳에서 사용하고 있다. 

지금은 치매와 관련한 ‘뷰노 메드 딥브레인’도 개발하고 있다. 또 폐암 등 폐질환, 황반변성 등 안정질환 뿐 아니라 생체신호와 음성인식 등으로 영역을 확대할 계획을 세웠다. 

뷰노는 최근 미래에셋대우를 상장주관사로 선정하고 상장 채비에 나섰다. 아직 구체적 상장 시기나 방법은 정하지 않았지만 기술특례 상장이나 테슬라 요건 상장 등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