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진 호텔신라 대표이사 사장은 승부사적 기질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고비에 부딪혀도 과감하게 일을 추진할 줄 안다는 것이다. 이 사장은 한옥호텔을 짓는 데도 이런 승부사적 면모를 보이고 있다. 
 
[오늘Who] 이부진, 호텔신라 한옥호텔 첫 삽 해 넘겨도 포기 없다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이사 사장.


호텔신라의 한옥호텔 건립은 올해도 첫삽을 뜨지 못했지만 이 사장은 여전히 한옥호텔을 바라보고 있다. 

15일 서울시 주택건축국에 따르면 호텔신라의 한옥호텔이 아직 건축심의를 받고 있다.  

서울시 주택건축국 관계자는 “호텔신라가 한옥호텔 건립과 관련해 건축심의를 받고 있다”며 “현재 소위원회의 자문을 받은 내용을 전달했으며 호텔신라가 이를 반영한 서류를 다시 제출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호텔신라는 올해 7월 서울시의 환경영향평가 심의를 통과하고 건축심의를 받았다. 호텔신라는 건축심의와 교통영향평가만 통과하고 나면 한옥호텔 건립에 들어갈 수 있다. 

서울시 주택건축국 관계자는 “건축심의가 언제 끝날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호텔신라는 서울시 심의를 통과하고 2018년 환경영향평가의 문턱도 넘어선 만큼 하반기에는 부대시설을 짓기 시작해 2020년에는 본격적으로 한옥호텔을 짓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건축심의가 당초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하반기 부대시설 건립도 미뤄졌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남은 행정적 절차가 끝날 때까지 한옥호텔의 부대시설 건립 등을 진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옥호텔의 첫 삽을 뜨기까지 이 사장의 기다림이 더 길어진 것이다.

서울시 중구 장충동에 호텔신라의 한옥호텔을 짓는 것은 이 사장의 오랜 숙원이다. 이 사장은 취임할 때부터 지금까지 약 7년 동안 ‘제대로 된 한옥호텔을 짓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옥호텔 건립을 꿈 꾼 것은 이 사장만이 아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도 경복궁 옆에 7성급 한옥호텔을 짓겠다며 강력한 의지를 보였지만 한진그룹을 향한 여론이 나빠지고 정치권의 반발 등에 부딪혀 결국 이 사업을 포기하고 말았다. 

이 사장도 한옥호텔 건립사업이 단계마다 난관에 부딪혔지만 의지를 꺾지 않았다. 

호텔신라의 한옥호텔은 서울시 심의를 통과하는 데만 5년이 걸려 2016년에야 사업안을 승인받을 수 있었다. 서울시는 자연경관 훼손, 문화경관 보호 등을 이유로 반려와 보류 등 호텔신라의 한옥호텔 건립 계획에 수차례 퇴짜를 놨는데 그때마다 호텔신라는 지적사항을 모두 개선하며 강력한 의지를 보였다. 

이 과정에서 호텔신라는 한옥호텔의 건축 규모를 당초 지상 4층에서 지상 2층으로 줄이기도 했다. 
 
[오늘Who] 이부진, 호텔신라 한옥호텔 첫 삽 해 넘겨도 포기 없다

▲ 호텔신라의 한옥호텔 조감도.


호텔신라가 한옥호텔의 규모는 줄였어도 건립계획을 7년 동안 포기하지 않은 것은 이 사장의 결단 덕분인 것으로 보인다. 

호텔신라의 한 관계자는 “한옥호텔을 짓는 것은 호텔신라에게 매우 상징성이 큰 일”이라고 말했다. 

호텔신라의 한옥호텔이 들어서는 자리는 신라면세점 부지로 영빈관과도 가깝다. 영빈관은 옛부터 국빈을 맞이하는 용도로 쓰여 상징성이 큰데 호텔신라도 시진핑 국가주석 등을 손님으로 맞기도 했다. 

호텔신라가 한옥호텔을 짓는다면 서울 시내 최초의 한옥호텔이자 국내 대기업이 운영하는 최초의 한옥호텔로서 한국 대표 호텔이라는 이미지가 더 부각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세부적 건축계획이 바뀌는 것일 뿐 2020년 한옥호텔 착공을 시작해 2023년 완공하겠다는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