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박근혜 게이트 대법원 재판에 삼성바이오로직스 고의적 분식회계 결론이 어떤 영향을 줄까?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자회사로 두고 있던 제일모직의 기업가치를 상대적으로 높게 평가받기 위한 목적이라는 시각도 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핵심 사안으로 꼽히는 만큼 향후 이 부회장의
박근혜 게이트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증권선물위원회는 14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자본잠식을 피하기 위해 2015년 회계처리 기준을 원칙에 맞지 않게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적용한 것은 고의 분식회계에 해당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증권선물위는 이런 내용을 근거로 삼성바이오로직스 경영진을 검찰에 고발했고 한국거래소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 실질심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검찰 수사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어떤 목적을 두고 무리하게 회계기준을 변경했는지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공개한 삼성 내부 문건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는 삼성 미래전략실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 사실상 그룹 차원에서 추진된 것으로 보인다.
2015년 삼성물산이 제일모직과 합병할 때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자회사로 두고 있던 제일모직의 가치를 분식회계를 통해 부풀렸다는 것이다.
이 부회장은 당시 제일모직 최대주주였기 때문에 삼성물산과 합병 과정에서 제일모직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받으면 가장 큰 수혜를 볼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
결국 이 부회장이 그룹 내 실질적 지주사인 삼성물산의 지분율을 높이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가 진행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고개를 들고 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은 이 부회장의
박근혜 게이트 재판에도 핵심 사안으로 꼽힌다.
이 부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삼성물산 대주주였던 국민연금의 합병 찬성을 청탁하면서 삼성 계열사를 통한 뇌물을 공여했다는 혐의가 특검의 주장이었다.
이 부회장은 1심에서 이런 혐의를 일부 인정받아 실형을 받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경영권 승계 작업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으며 집행유예 판결을 내렸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고의 분식회계를 할 정도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그룹 차원의 적극적 노력이 있었다는 정황이 나타난 점은 이 부회장 재판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이 부회장의 상고심 판결은 내년에 내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상고심 재판부가 법리적 판단에 따라 이 부회장의 항소심 판결을 받아들이지 않고 파기환송한다면 이 부회장은 다시 2심 재판을 받아야 한다.
파기환송심에서는 이전 재판에서 쓰이지 않았던 새 증거들이 채택될 수 있기 때문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고의 분식회계와 관련한 내용이 증거로 쓰이면 이 부회장이 더욱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이 부회장 변호인단은 인위적 경영 승계작업이 없었다는 점을 앞세워 방어논리를 펼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증권선물위의 판단에 반발해 행정소송을 제기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행정소송 최종 판결이 나오려면 수년 이상이 걸릴 수도 있기 때문에 이 부회장의 재판 결과에 영향을 미치기 어려울 가능성도 있다.
물론 이 부회장의 재판 결과도 언제 나올 지 현재로서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당분간 불확실한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