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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웅섭 금융감독원장 <뉴시스> |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이 26일 취임 100일을 맞았다.
진 원장은 100일 동안 금융감독원 인사교체와 조직개편에 주력해 시장친화적 정책을 펼칠 친정체제를 구축했다.
진 원장이 앞으로 임종룡 금융위원장 내정자와 호흡을 어떻게 맞춰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 진웅섭, 100일 동안 금감원 내부 다지기에 주력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진 원장은 최근 금융감독원 임원에 이어 국장과 실장급 인사를 마무리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3일 국장과 실장급 보직자 57명을 교체하는 대규모 부서장 인사를 했다. 금융감독원 국장과 실장급 인물이 총 75명임을 생각하면 76%가 새 인물로 채워졌다.
금융감독원은 “이번 대규모 인사는 금융감독 쇄신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이뤄졌다”며 “세대를 적절하게 바꾸고 인재를 발탁해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고 금융감독 역량을 극대화했다”고 밝혔다.
진 원장은 지난 15일 신임 부원장보급 임원 6명을 임명하면서 외부 경험이 많은 인물을 중용했다. 신임 부원장보 5명 가운데 4명은 한국은행 출신이고 1명은 검사 출신이다. 대부분이 1960년대생으로 세대교체가 이루어졌다.
진 원장은 취임 이후 부원장 3명을 모두 지방대학교 출신 인사로 바꾸었다. 서태종 수석부원장은 전남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박세춘 부원장과 이동엽 부원장도 영남대학교 경영학과와 충남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진 원장은 2월 중순 금융감독원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그는 당시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금융기업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가로막지 않으면서 금융질서도 엄정하게 세우겠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은 금융기업 감사를 맡아 ‘금융감독원의 중수부’로 불리던 기획검사국을 폐지했다. 금융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했던 종합검사도 줄이기로 했다. 제재심의위원회에서 민간위원의 비율을 높이고 경미한 사안은 제재심의 절차를 생략할 수도 있게 만들었다.
진 원장은 대신 금융시장에서 소비자의 이익을 침해하는 등의 요소를 찾아 해결하는 것이 목적인 금융혁신국을 만들었다. 금융회사를 위해 온라인소통팀과 금융산업지원팀을 신설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진 원장은 대규모 인사와 조직개편을 통해 금융감독원 내부의 친정체제를 굳혔다”며 “앞으로 금융감독업무를 원하는 방향으로 진행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한 셈”이라고 말했다.
◆ 시장친화적인 정책 추구할 디딤돌 쌓다
진 원장은 취임 뒤 100일 동안 인사와 조직개편을 통해 금융시장에 친화적 정책을 펼칠 기반을 만들었다다.
진 원장은 지난 10일 취임 뒤 첫 기자간담회에서 “금융회사 경영에 빈번히 끼어들었던 관행에서 벗어나 꼭 필요한 범위 안에서 최소한의 개입만 하겠다”며 “금융회사의 자율과 창의를 촉진하도록 감독관행을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진 원장은 이 자리에서 배당 등 금융회사의 경영사안에 대한 결정을 존중하고 최소한의 기준만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또 종합검사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필요한 경우에 집중적으로 조사하는 형태로 바꾸겠다고 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진 원장이 조직을 쇄신했으나 시장친화적 방침이 금융감독원 전반으로 퍼지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며 “금융감독원이 실질적으로 금융시장과 소통하는 모습을 계속 보인다면 긍정적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진 원장은 임종룡 신임 금융위원장이 정식으로 취임할 경우 손발을 맞추는 과제도 안고 있다. 진 원장은 그동안 핀테크와 기술금융을 지원하는 등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의 정책기조를 전반적으로 따르는 모습을 보였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진 원장은 취임 뒤 금융감독원 내부쇄신에 집중한 반면 외부적으로 독립적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며 “금융위원장이 바뀌면서 진 원장의 금융감독정책이 어떻게 바뀔 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