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주식 투자에 신중해야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광산회사의 협상력이 유례없이 높은 상황이어서 제련 수수료 인하 등 제련업황이 악화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28일 최문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제련업이 처한 상황이 여의치 않다”며 “생산비용 증가 우려가 현실화한다면 고려아연의 수익이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제련업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퍼지면서 고려아연 주가는 7월 이후 3달 동안 약 20% 올랐다.
하지만 이런 긍정적 신호가 오래 지속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전망된다.
최 연구원은 “제련업황 개선은 7~8월 중국 제련사의 계절적 감산에 의한 일시적 현상”이라며 “중국 생산이 정상화되면 수익성의 추가 상승은 제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익성 향상을 막는 요인으로 제련 수수료 계약기간의 단축 가능성이 꼽힌다.
제련 수수료는 광물을 추출해주는 대가로 지급되는 비용을 말하는데 광석회사가 원광석을 판매할 때 빼주는 제련 비용을 뜻하기도 한다. 제련 수수료가 높을 수록 제련사에 유리하다.
현재 대부분의 제련 수수료 계약은 연간 단위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광산회사들이 이 기간을 분기 또는 월 단위로 줄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계약 기간을 단축해야 광산기업들이 최근 급등하고 있는 가격을 반영해 정광을 팔 수 있기 때문이다.
광산회사들의 바람대로 제련 수수료 계약기간이 짧아지면 고려아연은 더 높은 가격에 원재료를 구입해야 한다.
프리메탈의 하락도 고려아연의 비용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프리메탈이란 ‘제련사가 광산회사에 정광 구매대금을 지급할 때 할인하는 비율’을 뜻한다. 프리메탈이 하락하면 원재료 가격이 오르는 것과 같은 효과가 나타나 제련사는 비용 압박을 받게 된다.
최 연구원은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광산회사의 협상력이 높은 상황”이라며 “광산회사들은 프리메탈을 낮추는 데 모든 역량을 동원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기차시장이 확대되는 것도 고려아연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납은 재충전이 불가능한 1차전지에만 들어가고 전기차에 사용되는 2차전지에는 사용되지 않는다.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면 납 수요 감소와 함께 납의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고려아연은 올해 상반기에 전체 매출의 19.2%를 납 생산사업에서 냈는데 납 가격이 하락하면 수익에 타격을 받게 된다.
고려아연은 3분기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6320억 원, 영업이익 1900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2017년 3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0.9%, 영업이익은 1.3% 늘어나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재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