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와 삼성전자의 세탁기 파손 논란이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LG전자가 유튜브에 동영상을 올려 세탁기 훼손 혐의를 부인하자 삼성전자도 반박문을 올리며 정면대응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회사 공식 블로그인 삼성투모로우에 ‘세탁기 파손 동영상 관련 입장’이라는 글을 게시해 LG전자가 교묘하게 CCTV를 편집해 사실을 왜곡했다고 주장했다.

두 회사의 세탁기 파손 갈등은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됐다. 6개월이 넘도록 사태가 진정되기는커녕 법정분쟁에 이어 장외공방으로 확대되고 있다.

◆ 삼성전자, “LG전자, 자의적 편집으로 사실 왜곡”

LG전자가 지난 16일 유튜브에 동영상을 게재하며 CCTV공개라는 초강수를 두자 삼성전자도 17일 회사 공식 블로그를 통해 반격에 나섰다. LG전자의 동영상 공개 여파가 심상치 않다고 파악한 것이다.

  삼성전자 LG전자, 세탁기 사건 진흙탕 싸움으로 번져  
▲ 조성진 LG전자 HA부문 사장
삼성전자는 ‘세탁기 파손 동영상 관련 입장’이라는 게시글에서 LG전자가 동영상에서 “의도적으로 사실을 명백하게 왜곡하고 있다”며 “LG전자가 자의적 편집을 통해 주장하고 있는 것들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LG전자는 16일 유튜브에 게재한 동영상을 통해 여러 사람이 지켜보는 공개된 자리에서 통상적 테스트를 실시했으며, 파손 정도가 심하지 않아 현장을 지켜본 삼성 프로모터도 아무 말 없이 넘어갔다고 주장했다. LG전자는 삼성이 뒤늦게 이를 문제 삼고 있다고 비판했다. 

삼성전자는 통상적 테스트였다는 LG전자 주장에 대해 “세계 어느 가전회사도 매장에 진열된 경쟁사 제품으로 성능 테스트를 하지는 않는다”며 “경쟁사 제품의 성능을 테스트하려면 제품을 구매해 실험실에서 하는 것이 통상적 절차이며 출시된 지 3개월이 지난 제품을 테스트한다는 것은 억지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삼성전자는 사건당시 삼성전자의 프로모터들이 지켜보고 있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현장 영상을 교묘하게 편집해 진실을 왜곡한 것”이라며 “전체 영상을 보면 여러 사람이 지켜보는 장면과 조 사장이 세탁기를 파손하는 장면 사이에 상당한 시간차가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제품을 파손하고도 말없이 현장을 떠난 것은 부도덕한 행위”라며 “LG전자의 동영상에서 증거로 제시된 영상은 독일에서 파손된 세탁기를 촬영한 것이 아니라, 특정 방송사가 국내 백화점에서 촬영한 정상제품 영상”이라고 비난했다.

삼성전자는 또 “체중 80kg으로 추정되는 건장한 성인 남성이 무릎을 굽혀가며 세탁기 문을 여러 차례 누르는 행위는 통상적 테스트의 범위를 넘어서 목적이 분명한 파손 행위”라며 “이것이 이 사안의 본질이며 LG전자가 이번 영상 공개를 통해 이미 기소된 사건의 본질을 왜곡하려 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 삼성-LG, 진흙탕 싸움에 두 회사 모두 이미지 타격 불가피

두 회사의 세탁기 갈등은 지난해 9월 시작된 지 6개월이 넘도록 사태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화해는커녕 오히려 장외공방으로 확산되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세탁기 사건 진흙탕 싸움으로 번져  
▲ 윤부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부문 사장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세탁기 공방에 이어 전자계열사인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기술유출 문제를 놓고도 갈등을 빚고 있다.

수원지검은 최근 LG의 디스플레이 기술을 빼돌린 혐의로 삼성디스플레이 임직원 4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기소된 삼성디스플레이 임직원 4명은 2010년 LG디스플레이 협력업체를 방문해 영업비밀이 포함된 자료 파일을 전달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삼성디스플레이 임직원들에 의한 불법적이고 조직적인 대형 OLED 기술탈취에 대해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삼성은 기술유출 수사의뢰, 기술 불법취득, 특허소송 등 사업 외적인 수단을 통한 경쟁사 흠집내기 행태를 중지하라”고 밝혔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해당기술은 업계에서 익히 알려진 기술”이라며 “검찰의 기소는 기업간 통상적 비즈니스에 대해 다소 지나친 잣대를 적용했다는 점에서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두 회사의 분쟁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면서 삼성과 LG의 기업 이미지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업계관계자들은 “글로벌 선두업체들이 경기침체 상황에서 소모적 분쟁을 이어가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며 “공방전이 계속될 경우 법정에서 어떤 결론이 나든 결국 두 회사 모두 기업 이미지 훼손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