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중국과 인도 등 신흥시장에서도 판매부진을 겪고 있다.
올해 미국과 유럽 등 선진시장의 판매 증가세가 둔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신흥시장에 기대를 걸어야 할 상황이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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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
1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차는 지난달 중국에서 각각 10만3천여 대와 5만6천여 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1월보다 각각 10.3%, 6.4% 감소했다.
이 기간에 중국의 전체 승용차 판매량은 197만8천 대로 지난해 1월보다 13.5%나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현대기아차의 올해 1월 중국시장 점유율이 2010년 이후 월 단위로 최저 수준인 8%대로 내려앉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특근 등으로 지난해 1월 판매량이 이례적으로 급증해 상대적으로 올해 1월 판매량이 줄어든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연평균 판매량을 웃돌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기아차의 판매부진은 중국 현지업체들이 가격경쟁력과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시장의 성장세에 힘입어 최근 큰폭의 성장세를 누린 것과 대조적이다.
창청자동차와 지리자동차 등 중국 자동차업체 6곳의 1월 승용차 판매량은 35만4천여 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1%나 급증했다.
시장점유율 2위를 지키고 있는 인도시장에서도 사정은 좋지 않다.
현대차는 지난달 인도시장에서 신형 ‘i20’을 9500여 대 판 것을 비롯해 총 3만4700여 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1월보다 4.1% 증가했지만 인도 자동차시장 전체 판매율이 5.8% 증가한 데 비해 낮은 수준이다.
인도시장에서 현대차의 점유율도 점차 떨어지고 있다. 현대차의 인도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10월 17.3%에서 11월 16.8%, 12월 15.6%로 떨어진 데 이어 1월 15.2%를 기록했다.
이 기간에 업계 1위 ‘스즈키 마루티’는 10만6천여 대를 판매해 점유율 46%로 1위를 지켰다.
브라질에서 현대차와 기아차의 희비가 엇갈렸다.
현대차는 지난해 1월보다 3.6% 줄어든 1만7500여 대를 판매해 르노를 제치고 현지 판매 5위를 차지했다.
브라질 전체 자동차 판매가 경기침체 여파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6%나 급감했지만 소형 해치백 ‘HB20’의 인기 덕분에 비교적 선방했다. HB20은 지난달 현대차 판매량의 절반에 해당하는 8900여 대가 판매됐다.
반면 기아차의 판매량은 26.1% 감소한 1700여 대에 그쳤고 점유율도 0.71%에 머물렀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