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카카오가 동영상 플랫폼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우는 일이 다급해지고 있다. 

국내 동영상 플랫폼시장은 사실상 유튜브가 장악하고 있는데 페이스북까지 새 동영상 서비스를 내놓으며 더욱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유튜브 이어 페이스북도 동영상 진격, 네이버 카카오 '발등에 불'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왼쪽)과 여민수 카카오 공동 대표이사.


30일 업계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29일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페이스북워치’를 세계에 내놨다. 

페이스북은 지난해 8월 미국에서 처음 페이스북워치를 출시했는데 이번에 다른 나라로 서비스를 확대한 것이다.

페이스북워치는 유튜브나 TV방송이나 실시간 라이브 영상 등을 볼 수 있는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이다.

페이스북워치는 콘텐츠 제작자나 프로그램을 팔로우하면 개인 계정으로 동영상 서비스를 받아볼 수 있는 형태로 제공된다. 시청하던 동영상을 저장할 수도 있다. 

페이스북워치는 콘텐츠 제작자의 광고수익 비중을 55%로 잡아뒀다. 

페이스북워치는 유튜브와 마찬가지로 세계의 콘텐츠 제작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다는 점에서 유튜브를 비롯해 네이버, 카카오, CJENM 등 기존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회사들이 긴장하고 있다. 

특히 네이버는 더욱 조급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국내 포털사이트 점유율이 80%를 넘지만 모바일 플랫폼에서는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확장하는 카카오에 치이고 동영상 플랫폼에서는 유튜브에 밀려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다. 

네이버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동영상 검색문화가 계속해서 확산되면 검색 점유율 1위마저 내줄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도 7월26일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이어진 컨퍼런스콜에서 “동영상 서비스를 더욱 활발하게 생산해 유통 속도를 높이겠다”며 “네이버의 동영상 기능을 대폭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블로그를 중심으로 동영상 콘텐츠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네이버는 7월 블로그에서 영상 촬영, 음성 분리, 자막 편집, 이미지 추출 등 동영상 편집을 자유자재로 할 수 있도록 기능을 대폭 강화했다. 또 블로그 영상과 네이버TV를 연결해 콘텐츠 제작자에게 수익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블로그의 영향력이 막강한 만큼 블로그를 중심으로 동영상 콘텐츠를 확산하면 승산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블로그는 콘텐츠 제작자가 자유롭게 글, 사진, 지도, 동영상 등을 첨부할 수 있는 기능인데 한 달 방문자 수가 3500만 명에 이른다.

연예인이 실시간으로 개인방송을 진행하는 ‘브이라이브’에도 투자를 늘린다. 네이버는 브이라이브를 출시한 뒤 8월1일 기준 누적 내려받기 수가 5700만 건, 재생 횟수가 34억 건을 넘었다. 

카카오도 동영상 경쟁력 강화를 위해 카카오페이지, 카카오TV 등 콘텐츠 플랫폼을 키우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유튜브 이어 페이스북도 동영상 진격, 네이버 카카오 '발등에 불'

▲ 페이스북의 새 동영상 서비스 '페이스북워치'.


카카오는 앞으로 카카오TV에 올린 콘텐츠를 통해 콘텐츠 제작자가 광고수익을 차지하거나 후원을 받는 사업모델을 확대하기로 했다. 

카카오는 9월1일 카카오M과 합병한 뒤 올해 안에 콘텐츠사업을 하는 별도법인을 만든다. 독립법인을 통해 음악과 영상을 아우르는 콘텐츠 사업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M은 크리스피 스튜디오, 메가몬스터 등 콘텐츠 제작사와 관련 사업 등을 운영하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는 만화, 웹소설 등을 제공해온 카카오페이지를 통해 영화,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 등 동영상 콘텐츠를 제작할 계획”이라며 “다음웹툰 역시 드라마나 영화로 제작하기에 적합한 콘텐츠를 다수 보유하고 있어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는 이용자 수, 매출, 점유율 등 모든 부분에서 유튜브가 독식하고 있다고 봐도 지나치지 않다.

CJENM 계열사인 마케팅 조사회사 메조미디어에 따르면 상반기 유튜브의 국내 동영상 광고 매출은 모두 1169억 원으로 점유율은 40.7%를 보였다.

네이버와 다음(카카오)의 동영상 광고매출은 같은 기간 각각 249억 원, 164억 원에 그쳤다. 점유율로 보면 네이버와 카카오가 각각 8.7%, 5.7%씩을 차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인스타그램은 동영상 앱 ‘아이지티비(IGTV)’를 출시해 동영상 서비스를 강화할 것을 예고하고 있다. 해외 유통공룡인 넥플릭스도 국내에서 SK텔레콤, LG유플러스, JTBC 등 회사들과 제휴를 맺거나 검토하는 등 방법으로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하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