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이 저비용항공시장 경쟁 심화에 대응해 경쟁사들과 격차를 벌리기 위해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항공기 신규 도입과 노선 확대로 규모의 경제를 갖추고 수익성 확대를 동시에 노리는 전략을 펴고 있는데 라이벌인 진에어의 추격을 따돌릴 수 있는 기회를 만나는 등 사업환경도 긍정적이다.   
 
제주항공, 진에어 추격 따돌릴 절호의 기회 살린다

▲ 이석주 제주항공 대표이사 사장. 


23일 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이 유리한 사업 환경을 등에 업고 새 항공기를 도입하고 신규 노선을 늘리는 등 '몸집 불리기'에 힘을 쏟고 있다.
 
최근 국토교통부가 발간한 '2018 항공교통 서비스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1분기부터 대형항공사의 국제선시장 점유율은 꾸준히 감소하는 반면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등 저비용항공사의 점유율은 모두 증가했다.

노선별 국제선 이용자 수도 저비용항공사들의 노선이 대거 포진해있는 동남아, 일본, 중국 노선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저비용항공사들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저비용항공사들 사이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현재 한국에서 국제선을 운용하고 있는 저비용항공사는 모두 6곳으로 중국 다음으로 많다. 그러나 항공사당 인구 수는 900만 명으로 아시아 전체에서 가장 적다.

제주항공은 올해 1분기 외항사를 포함한 전체 국제선시장의 8.02%를 차지하며 국내 저비용항공사 가운데 가장 높은 시장 점유율을 보였다. 점유율의 증가율도 올해 1분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7%포인트 성장하며 1.18%포인트 늘어난 티웨이항공 다음으로 높았다.

제주항공은 경쟁사들과 격차를 벌리기 위해 항공기 신규 도입계획도 차질없이 진행하고 있다.  

23일 새로 구매한 항공기를 인도받았다. 제주항공이 구매 항공기를 인도받은 것은 7월에 이어 올해 두 번째다.

이번 항공기 구매로 2대의 구매 항공기와 35대의 운용리스 항공기를 보유하게 됐다. 올해 안으로 구매 항공기 1대 추가를 포함해 모두 39대의 항공기를 운용할 계획을 세웠다.

특히 이번 항공기 추가는 운용리스 항공기가 아닌 구매 항공기라는 점에서 수익성 개선에 보탬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구매 항공기는 임대료 등에 따라 환율에 민감할 수 밖에 없는 운용리스 항공기를 추가하는 것보다 운영비용 절감 효과가 크다.

제주항공은 국제 단거리 노선 확대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22일 인천과 중국 하이커우를 잇는 단독 노선에 새롭게 취항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 밖에도 7월22일 청주와 오사카, 괌을 잇는 노선을, 7월27일에는 무안에서 출발해 대만에 도착하는 노선에 항공기를 띄웠다. 무안과 일본 오사카, 베트남 다낭, 태국 방콕을 잇는 노선은 4월30일부터 5월2일까지 하루 간격으로 새로 만들어졌다. 

항공사업은 노선이 확대되고 항공기가 늘어날수록 노선 네트워크를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기 때문에 운임 단가가 절약되는 등의 규모의 경제 효과가 크게 나타난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항공기가 늘어날 때 필요 인력과 장비 등이 함께 정비례로 늘어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항공기를 늘릴수록 운용비용이 절약되는 효과가 있다”며 “항공기가 많을수록 노선을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기 때문에 노선 확대와 항공기 기단 확대 사이에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항공업계를 둘러싼 사업환경 역시 제주항공에 유리하게 전개되고 있다.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는 2021년까지 광주민간공항을 무안국제공항으로 통합하는 협약을 맺었다고 21일 밝혔다. 

제주항공은 B737-800 단일 기종을 운용하면서도 국내선은 광주공항, 국제선은 무안공항에서 따로 운용하고 있었다. 이에 따라 광주공항에 착륙한 항공기를 국제선에서 운용하려면 항공기를 광주에서 무안까지 따로 운송해야하는 등의 비효율이 발생했다.

하지만 두 공항이 하나로 통합되면 항공기의 운용효율성과 규모의 경제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현재 무안에서 국제선을 운용하고 있는 저비용항공사는 제주항공 뿐”이라며 “무안공항과 광주공항의 통합이 제주항공에 수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가 경쟁사인 진에어에 무거운 제재를 부과한 것도 제주항공에게는 반사이득을 누릴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진에어는 23일 기준 항공기 25대를 보유하고 있는데 올해 안으로 항공기를 30대까지 늘릴 계획을 세우고 있는 상태였다.

하지만 진에어의 신규 노선 허가와 새 항공기 등록이 제한되면서 계획이 무산됐다.

제주항공은 현재 37대를 보유하고 있고 올해 안으로 39대까지 확장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진에어와 규모 격차를 더욱 벌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