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수정 기자 imcrystal@businesspost.co.kr2018-08-07 16:0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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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의 BMW 차량 화재사고 대응이 도마 위에 올랐다.
7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가 BMW 차량 화재사고에 민관합동 조사팀을 가동하기로 한 점을 놓고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국토교통부는 5일 BMW 차량 화재사고 관련 민관합동 조사팀을 가동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틀이 지난 7일에도 민관합동 조사팀 구성 및 운영방식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준비가 부족한 상태에서 여론의 비난을 잠재우기 위해 서둘러 발표한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는 이유다.
무엇보다 국토교통부가 제작 결함 조사, 제작 결함 시정 계획의 적정성 검토 등을 전담하는 자동차안전연구원을 두고도 조사의 신뢰성을 높인다는 명분 아래 민관합동 조사팀을 꾸리는 것은 사실상 직무유기라는 지적도 일각에서 나온다.
국토부가 과거 이목이 집중됐던 차량 급발진 사고와 관련해 민관합동 조사단을 꾸렸지만 실효성이 없었기 때문이다.
2012년 구성된 급발진 민관합동 조사단은 5월부터 2013년 4월까지 1년 가까이 활동하면서 3차례 조사 결과를 발표했지만 모두 ‘원인 불명’으로 결론냈다.
그 뒤 국토교통부는 산하 교통안전공단의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 급발진 공개 재현실험을 통해 “급발진 현상은 없었다”고 최종 결론냈다. 이에 따라 급발진 사고 규명은 자동차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피해자들의 몫이 됐다.
또한 당시 급발진 민관합동 조사단 명단이 제대로 공개되지 않으면서 결과 발표 전부터 뒷말이 나오기도 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급발진 민관합동 조사단이 아무것도 밝혀내지 못하고 시간만 끄는 동안 국민적 관심도는 떨어지고 자동차회사에 유리한 형국이 됐다”며 “BMW 차량 화재사고 조사에서는 국토교통부 등 정부가 조사를 주도하고 조기에 결과를 발표해 사태 수습을 이끌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는 BMW 차량 화재사고 리콜에서 선제적 대응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에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올해 들어 BMW 차량의 주행 중 화재사고가 잇달았지만 국토교통부는 7월16일에야 자동차안전연구원에 BMW 차량 화재사고 관련 제작 결함을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BMW코리아는 국토부의 요청에 따라 7월25일에 리콜 계획서를 제출했고 이틀 뒤인 7월27일부터 긴급 안전 진단을 실시했다.
하지만 4일 긴급 안전 진단을 받은 BMW 차량에서 화재사고가 발생한 뒤에야 국토교통부는 BMW코리아에 리콜 관련 자료 제출이 미흡하다며 추가적으로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일반적으로 자동차회사가 리콜 계획서를 제출하면 자동차안전연구원이 리콜 계획의 적정성을 검토한 뒤 자동차 리콜이 시행된다.
하지만 BMW 차량 화재사고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국토교통부가 조기에 리콜을 시행하는 데만 집중하면서 최소한의 검증 절차도 밟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6일 보도자료를 내고 “BMW에 추가적 자료 제출을 요구하고 제출된 자료를 토대로 화재 발생 원인 조사도 본격적으로 착수할 것”이라며 “조사 과정에서 국내 전문가를 충분히 참여시켜 화재 발생 원인의 규명을 공개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