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이 국제유가 하락 탓에 지난해 사상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에쓰오일은 30일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잠정 매출28조5576억 원, 영업손실 2589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매출은 2013년 대비해 8.3%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적자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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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세르 알 마하셔 에쓰오일 사장 |
영업손실은 에쓰오일이 원유정제시절을 가동하기 시작한 1980년 이후 34년 만에 처음이다.
지난해 4분기 실적에서 적자폭도 확대됐다. 4분기 매출은 6조2677억 원으로 2013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22.1%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2132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과 대비해 적자폭이 확대됐다.
대규모 영업손실의 원인은 국제유가 하락 탓이다. 판매물량은 증가했지만 국제유가 급락으로 판매단가가 하락해 매출이 감소했다.
또 유가급락에 따라 재고 손실이 커지면서 적자는 더욱 악화했다. 지난해 4분기에만 3100억 원의 재고손실이 발생했다.
유가가 급락하면 에쓰오일이 보유한 원유와 석유제품 재고평가 손실이 커진다. 또 시차에 따라서도 손실이 발생한다. 에쓰오일은 원유를 유조선에 실어 한국까지 수송하는 20여 일이 걸리기 때문에 그동안 유가가 떨어지면서 손실을 안게 된다.
에쓰오일은 "국내외시장에서 판매 활성화 노력으로 재고보유를 최소화하고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 상승 및 사우디아람코의 아시아지역 원유 판매단가(OSP) 인하로 적자폭을 축소했다"고 설명했다.
정유업계 관계자들은 에쓰오일의 2천억 원 영업손실이 선방한 결과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에쓰오일은 정유부문에서 6987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으나 석유화학부문과 윤활기유 부문이 어느정도 영업이익을 달성해 적자폭을 줄였다. 에쓰오일은 석유화학 부문에서 1820억 원, 윤활기유 부문에서 2578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증권 전문가들은 에쓰오일을 긍정적으로 전망한다.
미국을 포함한 주요 선진국의 석유제품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중국 등 신흥국도 구조적인 석유제품 수요 증가를 가속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또 정제마진도 증가할 것으로 내다본다.
석유화학 부문의 경우 파라자일렌을 생산하는 공장의 증설규모가 감소해 수급상황도 개선되고 있다. 윤활기유 시장도 미국과 유럽시장에서 고품질 윤활제품에 대한 수요가 안정적이고 아시아와 남미시장에서도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올해 전망을 놓고 "원유의 추가하락 가능성이 크지 않아 작년과 같은 대규모 재고손실 부담이 적다“며 ”설비 신증설 규모가 전년과 대비해 대폭 줄었고 미국과 중국 등에서 수요 성장세가 회복돼 업황도 반등할 것"이라고 점쳤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