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현 SK텔레콤 사장이 지난해 4분기에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줄어든 부진한 성적표를 내놓았다.
SK텔레콤의 지난해 영업이익도 전년보다 줄었다.
SK텔레콤은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 시행으로 시장이 침체됐고 기대했던 마케팅비 감소 효과도 크지 않아 실적이 부진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유통점에 지급하는 장려금 경쟁으로 비용이 늘어난 점도 실적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 지난해 4분기 매출 영업이익 모두 감소
SK텔레콤은 지난해 4분기에 매출 4조2390억 원을 기록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는 2013년 같은 기간보다 0.1% 줄어든 수치다. 단통법 시행 전인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하면 8.7%나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4900억 원을 기록했다. 2013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3.9% 줄었고 지난해 3분기보다 1.8%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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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동현 SK텔레콤 사장 |
SK텔레콤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은 시장의 예상보다 낮은 것이다. 증권가는 지난해 4분기 SK텔레콤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4조4천억 원, 5100억 원 규모로 추정했다.
지난해 4분기 당기순이익은 SK하이닉스의 실적 상승에 힘입어 2013년 같은 기간보다 71.4% 늘어난 5034억 원을 기록했다. SK텔레콤은 SK하이닉스 지분 약20%를 보유하고 있다.
SK텔레콤은 단통법 시행 이후 이동통신 시장이 침체된 데다 마케팅 비용 감소도 기대만큼 나타나지 않아 지난해 4분기에 부진한 실적을 낸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지난해 4분기에 약 21만 명의 가입자를 늘렸다. 이는 지난해 3분기의 51만4천 명보다 59.1%나 줄어든 수치다. 신규 가입자도 3분기 221만8천 명에서 4분기에 162만4천 명으로 26.8% 감소했다.
반면 마케팅 비용의 감소폭은 크지 않았다.
SK텔레콤은 지난해 4분기에 총 8160억 원의 마케팅 비용을 지출했다. 지난해 3분기의 8320억 원보다 1.9% 줄어든 데 불과했다.
그러나 전체 매출이 줄어들면서 매출에 대한 마케팅비의 비중은 25.7%로 3분기 25.2%보다 오히려 늘어났다.
업계 관계자들은 단통법 시행 이후에 이통사들이 유통점에 지급하는 판매장려금을 높인 것도 영업이익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풀이한다.
이는 가입자 유치 비용이 늘어났다는 뜻이다. 가입자 유치비용은 단말기지원금과 대리점에 지급하는 판매장려금으로 나뉜다.
황근주 SK텔레콤 전략기획부문장은 “단통법 시행 효과가 반영된 4분기 1인당 기기변경 지원금이 3분기보다 21.5% 올랐다”며 “4분기 가입자당 모집 수수료도 유통망 판매장려금 경쟁 탓에 3분기와 비교해 13% 늘었다”고 설명했다.
◆ SK텔레콤, 2014년 전체 영업이익도 줄어
SK텔레콤은 지난해 전체 매출 17조1638억 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2013년보다 3.4% 늘어난 수치다.
3G보다 요금이 높은 LTE 가입자가 증가한 것이 매출증가 원인으로 꼽힌다. 이통사의 수익률을 가늠하는 지표인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은 3만6천100원으로 2013년보다 4.5% 늘었다.
매출 증가에도 영업이익은 2013년보다 9.2% 줄어 1조8251억 원을 기록했다. SK텔레콤은 “가입비 폐지, 멤버십 서비스 혜택 확대 등에 따른 마케팅 비용 증가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지난해 말 LTE 가입자는 전체 가입자의 58%였는데 올해 말 65%까지 상승할 것”이라며 “파괴적 혁신을 통해 조기에 기업가치 100조 원을 달성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주주환원 정책으로 주당 9400원을 배당하기로 했다. 황근주 SK텔레콤 전략기획부문장은 "지난해 중간 배당으로 1천 원을 지급한 것을 포함해 올해 배당금으로 주당 9400원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오대석 기자]